모순
세월이 이만큼 강을 건너오니
조금은
흘러가는 방향을 알 수 있을 것도 같다
이젠
웃을 줄도/울 줄도/너그러울 줄도
삶을 관통하는 화살촉 끝을
잡아, 향기를 묻히는 일도 더러는.
-세월이 가져다 준 당근
세월이 이만큼 강을 건너오니
더이상
묵은 토사를 감당치 못할 지경인 것도 같다
이젠
억제 했던 것/견뎌 냈던 것/숨겼던 것
삶에 적재된 무거움의 요소들이
몸 안에서 얌전하지 못하겠다는.
-세월이 가지고 온 채찍
이 모순을 껴안고
여전히 세월은 내일로 흐르는 강물에
제 몸을 투신한다. 어쩌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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