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움은 내가 내 밖으로 나가는 길이다.
내가 아닌 것들, 나를 둘러싸고 있는 것들이 빛깔을 띄거나 모양을 가질 때 그것은 어떤 의미를 가지게 되는데, 그리움은 그렇게 나와 세계를 연결하고 있다.
삶 뒤에 오는 것이 실체적 죽음이 아닌 그 무엇이라면 그것 또한 내 그리움의 어떤 형태일 것이다. 그리움은 최대한으로 삶을 유지시키는 연료와 같은 것이라 할 수 있다.
고독하지 않는 사람은 무엇을 그리워하리.
아무것도 그리워하지 않는 사람은 그 누구도 주목하지 않는 침묵 속의 그림자 같은 것일 뿐이다. 인간은 고독함으로써 세상에 나왔다. 잃어버릴 것이 나 자신이외에 더 이상 아무것도 남아 있지 않을 때도, 그리움은 우리가 살아갈 수 있게 한다.
그리움은 우리 자신을 스스로 구원할 수 있는 모든 것의 출발점이다.
오늘도 나는 그리움의 닻을 올린다.
<황인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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