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말은 한다는 것은 그 만큼 인생이 골치 아프고 복잡하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누구나 거짓말을 한다는 것이 조금은 위로가 된다. 사람들은 지금 이 순간에도 고민한다, 사실대로 말을 해야 하는지 아니면 사실과 다르게 말해야 하는지를…
진실에는 상처가 있고 피해의식이 있다. 사실을 있는 그대로 말하고 보여준다는 것이 오히려 현실과 맞지 않기에 때때로 진실 자체가 우리에게 거짓말을 강요하기도 한다. 그렇게 ‘진실과는 거리가 먼 의사소통'을 어쩔 수 없이 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거짓말을 이렇게도 정의할 수도 있을 것이다.
……나를 드러내고 싶지 않은, 그러나 함께 해야 하는 사회적인 이유, 그 어긋남을 소통하는 방식. 즉 말하고 싶지 않은 말들의 소통이다.
그냥 나눈다. 말을 나눈다는 표현이 적당할 것 같다. 거기에 진실하냐 안 하냐는 무의미하다. 더욱이 내가 말하는 것이 진실이든 거짓이든 아무 의미가 되질 못한다면 뭐라고 말을 하던 그것이 상대방과 세상에 무슨 상관이겠는가.
묻지 않으면 말하고 싶지 않은 일들이 많다. 대답하기 싫으면 안 해도 좋다면 간편할 것 같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말을 빌려본다. 
'사실이지 우리들은 자주 거짓말을 하고, 맨날 침묵해 버린다.
그러나 만일 우리들이 끊임없이 얘기를 하고, 그것도 진실밖에 얘기하지 않는다면, 진실의 가치 따위는 없어져 버릴지도 모른다.'
<황인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