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수
백덕순
폭풍 그치고
앞마당으로 흐르는
실개천 따라 파란 꿈 실은
하얀 종이배 띄워 놓고
어머님의 소박한
손맛으로 익어가는 팥 칼국수
흐르는 개울물에 식혀먹던
어린 형제들이
세월의 먼지속에 아른대다
사라져 간다
노란 봄날
아지랑이 아물아물
졸고 있는 허술한 간이역
먼 산 넘어온 기적소리는
잠 못 이루시는 어머님의
긴 기다림처럼 고향에 두고온
흔적들이 그리워진다
실바람 따라
친구 집 담장을 넘어온
찔레꽃 향기에서는 고향을 보듯
찔레꽃 필 때마다 분 냄새 같은
어머님의 냄새가 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