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미한 남녘 바람에 실려오는 바다 향과 타는 아스팔트 냄새가 나에게 옛날 여름을 기억나게 했다. 여자 아이 살결의 미지근한 온기, 낡은 로큰롤, 막 세탁한 버튼 다운 셔츠, 풀의 탈의실에서 피운 담배냄새, 희미한 예감, 그 모든 것이 언제 끝날지도 모르는 달콤한 여름의 꿈이었다. 그리고 어느 해 여름(언제였지?), 꿈은 두 번 다시 돌아오지 않았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