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 수평선까지 끝없는 사막과도 같은 풍경이었다. 깨달아야 할 게 무엇이 있겠는가? 다른 사람들은 모두 자기 인생의 진로를 잘 찾아갈 줄 알았는데 그는 전혀 알 수가 없었다. 그 계집애도 마찬가지로 알지 못하고 있었다. 세상은 아름답지만 그들에겐 둘 다 아무런 그럴듯한 생각이 없었다. 뒤죽박죽이 된 말을 주고받는 것 외에는. 그렇지만 살기는 살아야 했다. 그는 높은 목소리로 말하기 시작했다.
"살아야 했다구. 알아들었어? 너는 왜 바닷물 속에 가서 처박혔니? 너는 나처럼 몇 시간씩 헤엄칠 줄 몰랐으면서. 물론 너나 나나 도대체 어디에 쓸모가 있었겠니? 그래도 살아야 할걸 그랬다구. 뭣 때문이냐구? 아무것 때문도 아니지. 왜냐하면 너는 며칠이고 몇 년이고 계속해서 고함을 질러대야 했기 때문이야. "
그렇게 말하고 있으려니까 속에서 분노가 치밀어오르는 것이 느껴졌다.
"그냥 여기 있기 위해서라두. 파도처럼. 자갈돌들처럼. 파도와 함께. 자갈돌들과 함께. 새들과 함께. 빛과 함께. 모든 것과 함께. 빛과 함께 말야."

로맹 가리 외의 <새들은 페루에 가서 죽다>, 앙드레 도텔의 ‘인생의 어떤 노래’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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