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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을 본다고요? 글쎄, 일 년에 한두 번 보는지 모르겠네요. 북한산 근처에 사는 누군가가 그랬다. 산이 바라보이는 곳에 살면서 단 한 번도 산을 제대로 바라본 적이 없는 것 같다고 말한다. 그래서 사람들은 단 한 번도 행복했던 적이 없다고 말을 하는 지도 모른다.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고 말꼬리를 흐리거나, 살면서 그런 적이 전혀 없었다고 남의 일처럼 말한다. 법정스님은 “흔히 마음을 닦는다고 하는데, 그런 모호한 말보다 마음을 어떻게 쓰느냐가 수행의 근본이다" 라고 했다. 바람이 산을 흔들지는 못하더라도 온 산의 나뭇가지는 다 흔든다. 마음도 쓰기에 따라 다르고 쓰는 것 만큼 흐르는 것이다.
<황인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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