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물론 어떤 동물도 접근하지 않는 아주 외진 산 속에 곰 한 마리가 살고 있었다. 그러나 아무리 강한 곰도 말 상대가 없는 고독한 생활은 점점 견딜 수 없게 되었다. 한편 그곳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원예를 좋아하는 노인이 혼자 살고 있었는데, 말없는 꽃만 상대하는 생활에 점점 싫증을 느끼고 있었다. 누군가 친구가 있었으면 좋겠다. 그렇게 생각하며 노인이 밖으로 나갔는데, 마침 그 때 자기처럼 심심해서 산을 내려온 곰과 우연히 맞닥뜨렸다. 공포감에 몸이 움츠러드는 듯했지만, 노인은 그 곰을 집으로 초대해 요리를 대접했다. 의기투합한 그들은 함께 살기 시작했고, 곰은 사냥을 하고 노인은 정원 가꾸는 일에 정성을 쏟았다. 하지만 곰의 가장 중요한 일은 노인이 낮잠을 자는 동안 성가신 파리를 쫓는 일이었다. 어느 날, 깊이 잠든 노인의 코끝에 파리 한 마리가 앉았는데, 아무리 해도 쫓아버릴 수가 없었다. 그 '충실한 파리쫓이'는 무슨 수를 써서라도 파리를 잡아야겠다고 했는지, '포석을 하나 집어들더니 그것을 힘껏 내던져' 파리와 함께 노인의 머리를 깨뜨려버렸던 것이다.
이리하여 추론에는 서툴지만 뛰어난 투수였던 곰은
그 자리에서 노인을 즉사시켰다.
무지몽매한 친구만큼 위험한 것은 없다.
현명한 적이 오히려 훨씬 낫다.
호리에 도시유키의 <곰의 포석>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