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이 유난히 길었던 어느 해에는 7층 다락방이 얼어붙을 정도로 추워서 마리는 밤새 한숨도 잘 수 없었다. (…) 마리는 다시 램프를 켜고 잠시 둘러보더니 배가 볼록한 트렁크를 열고 옷을 있는 대로 다 끄집어냈다. 그리고 될 수 있는 대로 여러 벌 옷을 껴입고 침대로 미끄러지듯 들어갔다. 나머지 옷들은 이불 위에 착착 쌓아 올렸다. 그래도 추위가 가시지 않자 마리는 손을 뻗어 의자 하나를 끌어당겨 거꾸로 뒤집어서는 옷더미 위에 올려놓았다. 누르는 무게 때문에 금세 따뜻해질 거라고 자신을 달래면서. 그러고는 의자가 무너질세라 꼼짝도 않고 잠이 오기만을 기다렸다. 방 한 구석에 놓인 물병이 천천히 얼어가는 밤이었다.

에브 퀴리의 <마담 퀴리>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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