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는 영화 속의 아이들이 새끼 고양이를 가져와 어머니에게 보여주는 장면에서 나를 쳐다보았다. M은 새끼 고양이를 사랑했고, 나 역시 그것을 사랑하기를 바랐다. 그녀는 자기가 사랑하는 것을 내가 자동적으로 사랑하지 않을 때 나에게서 낯선 느낌을 받곤 했는데, 나는 어둠 속에서 그녀가 또 그런 느낌을 받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
그녀는 나에 대한 자신의 사랑이 오가는 방식, 그리고 나타나고 사라지는 방식을 두고 늘 걱정한다. 그녀는 사랑이 새끼 고양이처럼 늘 즐거움을 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사랑의 현실성을 의심한다. 사랑이 정말 슬픈 일임을 신은 안다. 인간의 목소리는 세상의 모든 것의 신성함을 모독할 음모를 꾸민다.

J.D.샐린저의 <목수들아, 대들보를 높이 올려라>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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