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요 '퐁당퐁당' '새나라의 어린이'로 잘 알려진 윤석중 선생의 동시를 그림책으로 만들었습니다. '넉 점 반'은 아직, 시계가 귀했던 시절 동네 구멍 가게로 시간을 물으러 간 아이의 천진한 행동을 그린 재미난 동시예요. 「아씨방 일곱 동무」의 이영경이 동양화 느낌의 정감있는 그림으로 동시의 분위기를 잘 살려내고 있습니다.
아이는 가겟집 영감님한테서 "넉 점 반이다(네 시 반이라는 뜻)" 대답을 듣고도 닭, 개미, 잠자리 등 놀이거리에 마음을 뺏겨 한참을 돌아다닙니다. 결국 해가 꼴딱 져서야 집에 돌아온 아이는 "시방 넉 점 반이래"하고 당당하게 외치지요. 귀엽고 천역덕스러운 아이의 행동에 저절로 웃음이 나옵니다.
친근하고 깨끗한 우리말로 동시 고유의 리듬감을 잘 살렸을 뿐 아니라, 독자의 허를 찌르는 재미있는 반전이 마무리를 즐겁게 해주고 있습니다. 새로운 것에 곧잘 마음을 빼앗기는 어린 아이의 심리가 잘 나타나 있어 아이들이 공감을 느낄 거예요. 우리시와 그림이 만나 새롭게 펼쳐지는 창비 '우리시그림책' 시리즈 세 번째 작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