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빛이 되었나
가만히 바라보면 꽃이 분명하건만
느끼면 알 수 없는 것
어둠 속에서도 눈을 감는
또하나의 어둠 속에서 붉기만 하기에
너와 나의 꿈으로서만
세상을 떠돌다가 스러지는
막연한 의미인가
수천번 피었다가 지는
꽃이라면
바라보다 지쳐 흙부스러기 되어
나도 꽃이나 될까

저 들녘으로부터 일어서서는
마른 풀 위에 흰 꽃으로 피는
순결한 모습이기도 하고
내 주위를 알 듯 말 듯 소리없이 왔다가는
내가 손짓을 하면
눈물만 떨구고 사라지는 안타까운
그 무엇,
어쩌다 안아보려면
솔가지처럼 부러지는 힘겨움인가
너는 무엇이기에
나와 하나가 될 수 없나
그대가 벗어놓은 속치마 같은 그리움에
꽃인가 봄인가 싶어
무릎 헤어지도록 달려가 보니
내가 울어서
눈발만 가득하구나


황인철의 <사랑의 형상 1 > 시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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