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심히 일해서 집을 사고, 집을 넓히는 것이 많은 사람들의 꿈인 세상이다.
방 개수를 늘리는 만큼 나이를 먹어가고, 그사이 아이들은 성장하고, 힘겹게 마련한 넓은 집에 들어가 보니 어느새 아이들은 분가하고 부부만 남는다.
"집이 넓을수록 언제 올지 모르는 자식들에 대한 기다림도 크지 않습니까?" 라고 다니엘은 반문한다.
글쎄 , 우리는 지금 삶을 위한 집을 구하고 있는 것인지, 집을 위한 삶을 구하는 것인지. 언제부터인가 집은 거주가 아니라 소유의 대상이고, 사는 자의 지위를 상징하는 가장 비싸고 가장 거대한 하나의 '상품'이 되어버렸다.
그런 현실에서 소유하지 않는 집, 더 나아가 소유하지 않는 삶이란 어떤 의미가 있을까?
임형남, 노은주의 <집주인과 건축가의 행복한 만남>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