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말라야, 이제는 내가 가야 할 차례구나 하고 생각을 해본다. 가보지 않았어도 수없이 떠났다가 돌아온 시간이 내게 있다. 서쪽 하늘의 가장 빛나는 그 별을 찾아 아무 소용도 없는 이 도시를 너무 오랫동안 헤매고 돌아다녔는 것 같다. 무엇이 나를 여기에 붙잡아두었는지, 이미 알고 있었지만 용기 없이 주저하는 내 어리석음의 탓일까.

바람들아
이 도시를 휩쓸고 지나가는 불행한 바람들아
너희 가슴이
장작더미처럼 수북한 열정으로
가득 차 있는 들 무엇하리
파랗게 녹슬은 청동동상 머리 위에서
세상을 울다가 떠나버린 새들이 그랬듯이
바람들아
너희 또한 그저 스칠 뿐이다

신의 이름 앞에 무릎을 꿇고 싶다. 세상을 다 품고 싶었지만 이제는 안주하는 것조차 불안해하고 있는 가엾은 내 영혼을 위해 울고 싶기도 하다. 비워서, 내가 깨끗한 얼굴로 그 별에 이를 수 있다면 더 늦기 전에 그 길을 나서고 싶다.
<황인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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