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변북로에서 길을 잃었다.’
이렇게 딱 한 줄 써놓고서 오랜 시간을 흘려 보냈다. 삶의 정체성이 무너지면서 온갖 욕망이 허물어진 둑을 넘어 들어왔다. 강변북로를 달리다가 문득 떠오른 그 말처럼 정녕 나는 길을 잃고 있었다. 그리고 어느 날 갑작스럽게 위기가 찾아왔고 그 동안 쌓아온 모든 것을 포기해야만 했다.
나는 그 긴 방황을 후회하지는 않는다.
나름대로 최선을 다 했으며, 그것 또한 먼 길을 돌아 다시 나에게로 오는 기회였다고 생각한다.
결과론적이지만 여러 번의 잘못된 선택으로 지금의 내가 있다. 어느 한 번이라도 선택을 달리했다면 아마 나는 글을 쓰는 일을 다시는 하지 않았을 것이다.
나에게는 가야 하는 길이 있고 그 길에는 꿈이 있다.
어느 해 여름 경포초등학교 운동장에서 밤하늘의 무수한 별들을 바라보던 한 청년은 그때 이미 다른 길을 걸어가기 시작한 것이었다.
<황인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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