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는 뭔지 몰랐으나 나는 이 스페인식 낮잠을 고등학교 때 나의 아버지에게서 배웠다. 입시 공부에 시달리느라 늘 잠이 부족했던 나에게 그 방법은 순간 충전처럼 정말 효과적이었다.
피곤한 게 일상이 아니던가. 이제 봄이고 몸이 나른해지고 생각 없는 잠이 아무 때나 마구 밀려올 것이다. 쏟아지는 졸음을 억지로 참기 위해 커피를 자꾸 마시거나 처지는 눈꺼풀을 들어올리려 하지 말고 꾸벅거려도 좋으니 몸을 잠에 맡겨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이런 스페인식 낮잠은 아주 잠깐 눈을 붙이는 것이기에 엎어져 침을 흘리거나 코를 골지도 않을 것이니 주위 눈치를 봐야 할 필요는 더더욱 없다. 짧은 순간이지만 이야기가 있는 꿈을 꾸기도 하고, 운이 좋으면 그 꿈 속에서 보고 싶은 사람을 만날 수도 있을 것이다.
<황인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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