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의 그리움처럼 흩어져 거리로 흘러가는 삼월의 눈을 바라보니 오래 전에 내가 쓴 시 한구절이 떠올랐다. 그때는 절망하는 것도 다음 페이지를 넘기지 않은 모험 소설 같은 것이었다.

창밖에는 그해의 가장 그리운 눈이 내린다.
우리 어느 거리에서 다시 청년으로 만나 다시금 푸른 절망으로 술을 마시며
저 창밖의 눈발처럼 낡은 외투처럼 눈물짓는 강물이 될 수 있을까
청년은 죽고 나는 추억의 램프를 밝힌다.

<황인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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