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왜 네거리 횡단보도에 서서 생각하는가?
내게 스치는 이 길과 저 길 사이에 뭐가 있기를 바라는 것일까.
어떤 사람들도 서서 기다리는 것은 한순간의 삶이 잠깐 멈추기 때문일 것이다. 다만 그들이 잘 알지 못할 뿐이다. 비둘기가 난다고 세상이 모두 움직이고 있는 것은 아니다.
그 누구의 생각과도 무관하지만
기다리면 신호등은 규칙적으로 불이 바뀐다.
그래서 또 생각한다.
가장 아름다운 횡단보도는
그대를 처음 본 곳이나 건너편에 그리운 사람이 서 있을 때이다.
그 길을 건너서 행복할 수 있다면...
나는 길을 멈추고 네거리 횡단보도에서 그리움을 기다린다.
<황인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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