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원 시절의 연극 발표회가 한 장의 흑백사진으로 남아 있다. 나는 얼마 전에서야 그 연극이 바로 ‘곰 세 마리가 한 집에 살아…’ 하고 아이들이 즐겨 부르는 <곰 세 마리> 라는 사실을 새삼 알게 되었다.
나는 그때 아빠 곰이었다. 우연하게 펼쳐 든 <곰 세 마리>라는 그림책의 발견은 그 때의 기억을 통째로 복원시켰다. 희미하지만 나의 가는 떨림이 느껴졌으며, 엄마 곰의 역할을 맡은 여자아이가 누구인지 다시 기억나게 했다.
어른이 되었지만 마음에 드는 그림책을 한두 권 정도를 옆에 두고 꺼내 읽는다면 아마도 마법의 책쯤으로 생각되어질 것이다. 그림책 속에는 감춰둔 그리움도 있고, 잊고 살았던 꿈도 있다. 그리고 흐려진 마음을 닦으며 약간의 위안도 받을 수 있기에 얼마나 좋은 일인가.
누군가에게 그림책을 선물 해보는 것도 특별하지 않겠나 싶다.
<황인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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