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사막에 가고 싶나? 하고 어떤 시인이 물었다. 나는 별다른 대답을 하지 못했다. 누가 그렇게 물어보리라 예상치도 않았지만 미리 그것에 대해 생각을 했더라도 아마 같은 답을 했을 것이다.
“사막에 서 있고 싶어서”
내가 사막에 가고 싶은 생각은 아주 간단했다. 그렇게 말을 하고 돌아서서 다른 이유를 찾아보려고 했지만 마땅하게 떠오르지 않았다. 그토록 오래 전부터 사막에 가고 싶었던 나였지만 뭔가 분명하게 설명할 수가 없었다.
처음 사막을 떠올렸을 때는 어떤 이유가 있었겠지만 세월이 흐르면서 막연한 꿈으로 자리를 잡고 있는 것 같다. 그래서일까. 아프리카를 떠 올리면 나는 늘 흥분이 된다. 아프리카를 생각하면 희망이 부겐빌레아꽃처럼 핀다 (2006년 06월 27일자 아침공감)고 했다.
사막에 서면 알게 되지 않겠나 싶다. 내가 왜 사막에 가고 싶은지를. 단지 이 서울 한복판에서 그토록 찾아 헤매던 많은 답을 단 한 번에 구하려는 어리석음은 아니길 바랄 뿐이다. 사막에 첫발을 내딛는 그 순간 나는 지금으로부터 충분히 자유로워져 있을 것이다. 나는 그 하나의 이유만으로도 사막에 갈 것이다.
<황인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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