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주 지나다니는 길에 창이 넓은 카페가 하나 있다.
혼자 와서 커피를 마시는 한 여자가 있어서 어쩌다 눈이 마주치기도 한다. 여자는 지나가는 어떤 남자와 세상을 바라보며 마음의 평화를 찾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고 나름대로 추측을 해본다. 더 이상 도망칠 곳이 없다는 것을 알아버린 사람들은 이 세상을 건너가는 방법을 나름대로 갖고 있을 것이다.
나도 에스프레소 한 잔을 시켜놓고 그 여자의 옆에 가만히 앉아 창 밖의 거리를 느긋하게 바라보고 싶다. 마음이 평화로운 사람에게 이 세상은 때때로 바람 부는 거리일 뿐이다. 커피 한잔의 여유만으로 충분히 맞설 수 있을 것이다.
<황인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