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찍이 나는 붐비는 도시를 지나가며 가지가지 광경과 건축과 습관과 전통을
장차 써먹으려 머리에 새겨 두었지만
그 도시에서 내 기억에 남아 있는 것이라곤
내게 대한 사랑 때문에 나를 붙잡아 주던
우연히 만났던 그 여인뿐.
낮이고 밤이고 우리 둘은 함께 있었고……
그 밖의 것은 이제 모두 잊어버렸다.
지금은 그저 격하게 내게 매달렸던 그 여인을 기억할 뿐.
다시금 우리는 헤매이고 사랑하고 다시금 우리는 떨어진다.
다시금 그녀는 내 손을 잡고
가지 말라 한다.
슬픔에 떨면서 조용한 입술로 곁에 다가선 그녀의 모습이 눈에 어린다.
윌트 휘트먼의 시 <일찍이 붐비는 도시들> 전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