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과 악인의 차이
"아마 프로이트가 한 말일 겁니다"
그는 병째 기울여 소주를 꿀꺽꿀꺽 들이켰다.
"성자와 악인은 종이 한 장 차이랍니다. 악인이 욕망을 행동으로 표현하는 대신에 성자는 그것을 꿈으로 대신하는 것에 불과하답니다"
그가 또 소주병을 기울이려 했으므로 나는 병을 빼앗은 다음 아내를 시켜 간단한 술상을 보아 오게 했다.
"내 입장을 그럴듯하게 꾸미기 위해서 성현을 깎아 내릴 생각은 없습니다. 그렇지만 프로이트한테 커다란 위로를 받고 있는 건 사실입니다. 내가 전과자가 될 줄 미리 알구서 일찍이 그런 위로의 말을 준비해 둔 성싶거든요"
윤흥길... '아홉켤레 구두로 남은 사내'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