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에 관해선 누구든 아마추어

 

 

"사람에게 배신당했어. 빚도 졌고. 내 인생은 실패야. 앞으로 어떻게 해야 좋을지 모르겠어."

"러시 라이프라는 노래 알아?"

"아니."

"러시(Lush)는 술주정뱅이라는 뜻인데, 술꾼의 자포자기 인생쯤 되겠지. 자네에게 필요한 건 오히려 그런 새로운 삶의 방식일지도 모르겠어."

"난 술도 못 마시고 자포자기도 안 해."

구로사와는 친구의 표정을 보았다. 그렇게 심각한 표정 짓지 말라고 하면서 쾌활하게 웃어보였다.

"아까 내가 프로 도둑이란 말 했었지."

"응."

"하지만 말이야, 인생에 관해서는 누구든 아마추어야. 그렇지?"

사사오카는 그 말에 눈을 크게 떴다.

"누구든 첫 출전이야. 인생에 프로가 있을 리 없어. 가끔 자기가 무슨 인생의 프로라도 되는 양 잘난 척 하는 놈도 있더라만, 실제로는 모두가 아마추어고 신인이야."

"아마추어..."

사사오카가 멍하니 중얼거렸다.

구로사와는 친구가 그 말을 이해했는지를 가늠하면서 말했다.

"처음 시합에 나간 신인이 실패했다고 의기소침해 하다니, 웃기잖아."

사사오카가 구로사와의 얼굴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뭘 그렇게 봐, 겸연쩍게."

"자네와 얘기하고 있으면 내 주위에서 근심이라는 근심이 모두 사라지는 것 같아."

"얼마 전에 텔레비전 야구해설자가 이런 말을 하더군. '신인답게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고 경기에 임해줬으면 좋겠네요.'"

 

 

이사카 고타로 '러시라이프'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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