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쯤에서 눈이 오고 있다는
TV뉴스가 전해지는 가을끝 남춘천역에서
여행은 끝나고 겨울이 왔다
내 생애에 열번의 절망이 있었다면
열번의 희망 또한 있었을 것이다
푸른 흑백필름같이 해는 설핏 지고
머지않아 플랫포옴으로 서울행 기차가
도착할 것이다
나 이제 돌아가서
눈오는 서울의 거리를 걸으며 말하리라
나에게 열한번째의 희망이 있다고
그리고 누군가가 그리웠다고
여행은 끝났고 겨울이 왔기에
서울에도 춘천에도 눈이 올 것이고
눈오는 날 불빛도
우리 모두도 행복할 것이다
황인철의 시 <여행은 끝나고> 전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