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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왜 저 인간이 싫을까? - 인간관계가 불편한 사람들의 관계 심리학
오카다 다카시 지음, 김해용 옮김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16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인간 알레르기', 표지에서부터 등장하는 이 단어를 본 순간 정말 와, 이거다! 흔한 표현이지만 무릎을 탁 쳤다.

 

심리학 책답게 학술적인 용어 설명 등이 꽤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 사실 주된 내용이 이거라도 해도 무방할 정도로 비중이 크긴 하다. 하지만 책 자체의 분량이 250페이지 내외의, 그리 길지 않은 책이니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는 정도였다.

 

책을 읽다 보니 순간순간 떠오르는 얼굴이 몇몇 있었다. 그들은 나로 하여금 인간 알레르기를 일으키게 한 사람들인데, 한동안은 내가 왜 이렇게까지 타인의 존재 자체로 스트레스받고 고통받아야 하지? 고민에 빠진 적도 있었다. 지금도 그렇지 않다고는 할 수 없지만.


이전까지 평소의 나는 천하태평. 말 그대로 별 고민도 없고, 스트레스도 크게 받지 않는. 둥글게 둥글게 주의자였는데.. 요 근래에 주변인에 대한 스트레스와 고민이 한껏 부풀어 있던 차였다. 실제로 그렇게 하진 못하겠지만 '가능하다면 누가 저것들 좀 눈앞에서 치워줬으면', 싶을 정도로 책의 표현을 빌어 '인간 알레르기'가 극심했다.

 

이 책을 읽기 전까지는 내가 나이가 들고 사회생활에 지쳐, 소위 '찌들어가면서' 별거 아닌 걸로 트집 잡고 유난 떠는 피곤한 종자가 돼 버린 건가? 스스로에 대한 성찰이랄까, 반성이랄까. 그런 고민도 했었는데, 책을 읽고 난 지금은 그나아아아마 '아, 내가 이래서 그 사람들의 행동이나 말에 기분이 상했고, 앞으로는 이런 식으로 대하는 게 내 정신 건강에 이롭겠구나' 정도는 생각할 마음의 여유가 생겼다.

 

미리 일러두자면, 이 책은.. '이런이런 증상이 있는 걸 인간 알레르기라고 칭하도록 할게요. 어린 시절에 이런 경험을 하거나 부모와의 관계가 이렇게 형성되면, 아이는 이런 성향으로 자라나기 쉬운데, 그런 아이는 어른이 되어서 인간 알레르기로 고통받을 확률이 높아요. 하지만 인간 알레르기는 불치의 병도 희귀 질환도 아니에요. 유명한 이 사람도 이 사람도 사실은 인간 알레르기였어요. 그렇다면, 어떻게 알레르기 증상을 완화시킬 수 있을까요? 그 방법은 이러이러해요.' 이렇게 이야기가 진행된다. 음, 개인적으로 '그 방법은 이러이러해요' 부분이 기대했던 것보다 짧아서 넘나 아쉬웠당. 흑흑. 그래도 나름 유용했으니 만족!

 

3장 인간 알레르기의 메커니즘 부분이 내 기분을 다스리는 데, 상대를 이해하게 하는 데 나름 도움이 되었다. 학술적인 서술이 너무 길어서 좀 지겹긴 했지만, 저어언에 언제 읽다가 너무 어려워서 포기했던 관계 심리학 책이 있었는데 그 책에 비하면 쉽게 읽혔다. 나름 흥미진진. 군데군데 하늘색 박스로 재구성된 사례들이 나오는데 와.. 그 사례들 정말, 하나같이 다 두드러기 만발하게 하더라. 나처럼 인간 알레르기가 극에 달한 사람들은 너무 감정이입하지 않도록 주의하며 읽을 필요가 있을 듯. ㅋㅋㅋㅋㅋ

 

책의 중반으로 갈수록 발달심리학적인 설명과 사례 위주라, 기대했던 방향으로 내용이 흘러가지 않아 다소 실망스러웠다. 이미 성인이 되어버린 내 입장에 봤을 때는.. 내가 갖고 있는 '인간 알레르기'라 일컫을 만한 증상의 근원적인 요인을 짐작 가능하게 된 것은 좋았으나, 그 근원적인 설명이 너무 길어지니 지겹. 알겠으니까 어서 실전에서 어떻게 하면 되는지를 알려달라고!!! 싶은 기분이 들기도 했다. 따라서, 나처럼 인간 알레르기에 대한 대처법이 궁금해서 현기증이 나는 사람들은 5장으로 바로 워프하는 편이 정신건강에 이로울 것 같기도. ㅋㅋㅋ


개인적으로 5장 "나는 나를 조종할 수 있다!" 부분이 책 전체의 핵심이자, '나는 왜 저 인간이 싫을까?'라는 문제의 해결책이라고 생각한다. 5장이 짧고 굵으면서 나에게는 제일 유용한 파트였다.

뜻밖에도, 어린아이를 키우고 있는 부모의 입장이라면 읽어봄직한 내용이라 생각한다. 아이가 자라서 인간 알레르기에 노출되지 않도록, 즉 아이의 사회성이 바르게 발달할 수 있도록 양육자의 역할을 다하는 데 도움이 될 것 같다.

 

 

본 포스팅은 리뷰어스 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동양북스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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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포유다이 언틸유아마인 시리즈
사만다 헤이즈 지음, 박미경 옮김 / 북플라자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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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사만다 헤이즈의 소설로써는 《언틸유아마인》 이후, 두번째로 읽는 작품이다. 다 읽고 나서의 첫 소감은 지난 《언틸유아마인》에서 느꼈던 바와 같이, 제목이 참 노골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딘가 결핍된 사람들이 전면에 등장한다는 점이 특징적이다. 그 탓에 사만다 헤이즈의 소설은 굳이 어두운 소재를 다루지 않더라도 어딘가 음습하다는 느낌을 받았는데, 이번 소설은 집단 따돌림, 자식에 대한 부모의 지나친 간섭과 억압, 불륜까지. 아예 소재부터 대놓고 어둡고 축축하다. 하긴, 애초에 심리 스릴러라는 장르가 산뜻하고 달달할 순 없는 일인가. 아무튼.

이번 이야기에서 사건의 주축은 10대 청소년인데, 몇 달째 집단 따돌림을 당하고 있는 '프레디', 부모의 지나친 간섭으로 제 삶에서 제 의사라곤 전혀 없는 듯한 '라나'가 등장한다. 둘은 언뜻 전혀 다른 상황에 놓인 듯 보인다. 하지만 또래 무리로부터, 부모로부터 심리적으로 압박을 당하고 있다는 점에서, 내가 보기엔 너무나도 닮아있다고 느꼈다. 사지로 내몰린다는 표현이 적당할 듯도 하다.

그리 오래되지 않은 과거의 일이지만, 내가 10대이던 때와 비교하기만 해도 요즘의 '집단 따돌림'과 '학업 경쟁'이라는 문제는 그 심각성면에서 판이하게 다른 강도를 보인다. 프레디와 라나의 모습에서 '카톡 감옥', '입시 지옥'이라는 단어가 떠올랐다. 이렇듯, 자신을 괴롭히는 무리들과 신체적으로 떨어져 있을 때마저 웹 상, 혹은 모바일 상에서 고통 받는 청소년은 이 소설 안에서만 일어나는 일이 아니기 때문에. 뿐만 아니라 자신에 대한 부모의 지나친 개입과 간섭, 일거수 일투족 통제받으며 생활하는 청소년 역시 이 글 안에서만의 일이 아니기 때문에. 이 소설이 비단 소설로 끝나는 이야기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전작인 《언틸유아마인》보다 더 속도감 있고, 더 잔인하며 더 추악해졌다. 사건이 발생하기 전까지의 과정에는 루즈한 감이 있어 약간은 지루했지만, 초반 이후부터는 표지에 쓰여 있는대로 새벽까지 놓지 못하고 순식간에 읽어치웠다. 드물게 책 읽다가 손에 땀을 쥐기도 하고 소름 돋아서 팔에 털이 다 서기도 했다. 특히 프레디가 레니와 만나기로 한 날 밤의 장면이 기억에 남는다. 그 몇 장을 읽는 동안, 짧고 굵게 숨통이 옥죄이는 경험을 한 기분. 그리고 길의 일기를 읽는 동안에는, 특유의 초조하고 안정적이지 못한 감정선이 전해져 괜히 나까지 불안해지고 마음이 조급해지기도 했다. 그 구불거리는 불안정한 폰트도 감정 몰입에 한 몫한 듯.

엔딩은 역시나 사만다 헤이즈답게 뒷통수를 빡. 역시 지나치게 밝은 곳 뒤에는 그에 비례하는 그늘이 있기 마련이다.

 

 

본 포스팅은 리뷰어스 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북플라자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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