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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포유다이 ㅣ 언틸유아마인 시리즈
사만다 헤이즈 지음, 박미경 옮김 / 북플라자 / 2016년 7월
평점 :
품절
사만다 헤이즈의 소설로써는 《언틸유아마인》 이후, 두번째로 읽는 작품이다. 다 읽고 나서의 첫 소감은 지난 《언틸유아마인》에서 느꼈던 바와 같이, 제목이 참 노골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딘가 결핍된 사람들이 전면에 등장한다는 점이 특징적이다. 그 탓에 사만다 헤이즈의 소설은 굳이 어두운 소재를 다루지 않더라도 어딘가 음습하다는 느낌을 받았는데, 이번 소설은 집단 따돌림, 자식에 대한 부모의 지나친 간섭과 억압, 불륜까지. 아예 소재부터 대놓고 어둡고 축축하다. 하긴, 애초에 심리 스릴러라는 장르가 산뜻하고 달달할 순 없는 일인가. 아무튼.
이번 이야기에서 사건의 주축은 10대 청소년인데, 몇 달째 집단 따돌림을 당하고 있는 '프레디', 부모의 지나친 간섭으로 제 삶에서 제 의사라곤 전혀 없는 듯한 '라나'가 등장한다. 둘은 언뜻 전혀 다른 상황에 놓인 듯 보인다. 하지만 또래 무리로부터, 부모로부터 심리적으로 압박을 당하고 있다는 점에서, 내가 보기엔 너무나도 닮아있다고 느꼈다. 사지로 내몰린다는 표현이 적당할 듯도 하다.
그리 오래되지 않은 과거의 일이지만, 내가 10대이던 때와 비교하기만 해도 요즘의 '집단 따돌림'과 '학업 경쟁'이라는 문제는 그 심각성면에서 판이하게 다른 강도를 보인다. 프레디와 라나의 모습에서 '카톡 감옥', '입시 지옥'이라는 단어가 떠올랐다. 이렇듯, 자신을 괴롭히는 무리들과 신체적으로 떨어져 있을 때마저 웹 상, 혹은 모바일 상에서 고통 받는 청소년은 이 소설 안에서만 일어나는 일이 아니기 때문에. 뿐만 아니라 자신에 대한 부모의 지나친 개입과 간섭, 일거수 일투족 통제받으며 생활하는 청소년 역시 이 글 안에서만의 일이 아니기 때문에. 이 소설이 비단 소설로 끝나는 이야기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전작인 《언틸유아마인》보다 더 속도감 있고, 더 잔인하며 더 추악해졌다. 사건이 발생하기 전까지의 과정에는 루즈한 감이 있어 약간은 지루했지만, 초반 이후부터는 표지에 쓰여 있는대로 새벽까지 놓지 못하고 순식간에 읽어치웠다. 드물게 책 읽다가 손에 땀을 쥐기도 하고 소름 돋아서 팔에 털이 다 서기도 했다. 특히 프레디가 레니와 만나기로 한 날 밤의 장면이 기억에 남는다. 그 몇 장을 읽는 동안, 짧고 굵게 숨통이 옥죄이는 경험을 한 기분. 그리고 길의 일기를 읽는 동안에는, 특유의 초조하고 안정적이지 못한 감정선이 전해져 괜히 나까지 불안해지고 마음이 조급해지기도 했다. 그 구불거리는 불안정한 폰트도 감정 몰입에 한 몫한 듯.
엔딩은 역시나 사만다 헤이즈답게 뒷통수를 빡. 역시 지나치게 밝은 곳 뒤에는 그에 비례하는 그늘이 있기 마련이다.
본 포스팅은 리뷰어스 클럽의 서평단 자격으로 북플라자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글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