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엄청난 떡볶이 덕후이기 때문에 제목을 보고 내용에 관심이
갔다. 거기다 진심으로 당장 어디로 가서 죽어야겠다는 작정을 하는 것은 아니지만, 아, 이럴 바엔 죽으면 편하지 않을까. 왜 이러고 살까. 이게
최선일까. 이런 생각을 자주 하는 것도 내 모습과 닮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제목에서부터 보이는 저 모순적인 감정, 죽을 듯이 우울해서 한없이
마음이 가라앉고, 내 모든 가치가 바닥을 치는 것 같은 날에도 어김없이 배는 고파지고, 떡볶이는 먹고 싶은 법! 그럴 때마다 나 역시 내가
착각해서 그렇지 아직 살만한 거야. 죽을 만큼 힘든 건 아닌 거야, 그런 생각을 하기도 했었다.
미리 보기만 읽었을 때엔 몰랐지만, 이 책은 대화 형식으로 되어 있다. 작가의
심리상담 내용의 갈무리와도 같다. 그 점이 이 책의 가장 좋은 부분이 아닌가 싶다. 나도 작년 언젠가쯤 마음이 너무 힘들어져서 몇 번인가 상담을
받아 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지만, 왠지 두렵고 선뜻 결심이 서질 않아서 포기하길 몇 번이나 되풀이했었다. 그런데 이 책을 보고 나니, 상담
분위기나 상담사라는 미지의 상황에 대한 걱정이 조금은 줄어들었다. 물론 사람마다 경우가 다르겠지만, 그래도 인터넷 어느 후기를 찾아봐도 저
정도로 디테일한 상담 후기를 알 수는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 심리 상담에 대한 심적 진입장벽이 낮아졌다는 점이 이 책을 읽고 가장 많이 얻은
점, 바뀐 점이 아닌가 싶다. 혹 다음에 또 지난 해와 같은 극심한 침체기가 오거나 염세의 나락에 빠지는 시기가 온다면, 전보다는 편안한
마음으로 상담을 받으러 가려는 결심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스무 살의 내가 지금의 나를 바라본다면 어떨까요?라는 상담 선생님의 질문이 가장
가슴에 남았다. 돌이켜보면 단 한 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었던 것 같다. 나는 끊임없이 미래에 대해 생각하며, 이제 뭘 해서 먹고 살까. 나는
이대로 살아서 대체 뭐가 될까. 이 삶의 연장선에는 뭐 대단한 일이 있긴 한 걸까. 오지 않는 날에 대한 걱정만을 반복해 왔기 때문에 지금 내가
손에 쥔 것들, 내가 이루어낸 것들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볼 기회를 잃고 있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고등학생인 내가, 대학 졸업을 앞둔 내가, 원치
않는 회사에 입사에 만족되지 않는 자리에서 그저 하루하루를 반복하던 내가, 지금의 나를 본다면 얼마나 안심이 될까. 그래, 지나간 나의 과거는
미래에 대한 걱정으로 항상 불안했었기에, '안심'이라는 말이 가장 위로가 될 것 같다. 아, 리뷰를 쓰다 보니 또 눈물이 날 것 같다. 우엥
ㅜ.ㅜ
이 책이 베스트셀러로 눈에 자주 띄는 제목의 책인 만큼, 이 시대를 사는 사람들이
얼마나 깊고도 소소한 우울에 빠져 있고 그게 정말 힘든 일인지도 모르고 살아가고 있는지를 반추하게 하는 책이었다고
생각한다.
나처럼 심리 상담에 대해 고민만 하다 결국은 혼자서 힘든 시간을 겨우 버텨낸
사람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