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나를 위로할 때
김나위 지음 / 다연 / 2018년 4월
평점 :
절판


나는 주기적이고도 불규칙하게 소위, 땅굴을 파고 들어가는 시기를 겪곤 한다. 그럴 때는 아무 이유도 없이 눈물이 나고 공허하고, 인간적인 외로움이나 사회의 부조리 등에 대한 염세로 화를 가장한 우울이 찾아오기도 한다. 어떤 해는 봄이라서, 어떤 해는 가을이라서, 또 어떤 해는 아무렇지도 않게 지내내기도 하고. 그 굴곡은 나조차도 아직 파악하지 못한 파고와 패턴을 가지고 찾아온다. 언제쯤 오는지 끝나는지도 알 수가 없기 때문에 당연히 이 시기의 나는 마음이 너무나도 괴롭다. 더 어릴 때는 더 많이 울고 더 많이 숨고 하기 일쑤였는데 그래도 지금은 어느 정도 익숙해져서 전보다는 대처가 능숙해진 편이다.
 
이런 싫은 날을 겪는 사람은 비단 나뿐만이 아닐 거라 생각한다. 그럴 때 읽어 보면 좋을 책이 이 바로 이 책이 아닌가 싶다. 제목부터 좋았다. 다행스럽게도 지금은 내가 가라앉은기간이 아니라서 책에 있는 말이 지나치게 긍정적이고 희망적으로 생각하려는 거 아닌가 싶게 느껴지는 부분도 있었지만(근래에 큰 감정의 파고를 겪어낸 자의 배부른 소리ㅋㅋ), 힘이 들 때는 분명 도움 될 말들이 많다고 느꼈다. 마음에 드는 문장은 두고두고 볼 수 있게 사진도 찍어두고, 메모해 두기도 했다.
 
우리의 뇌는 햇빛보다 천둥 번개를 더 기억해라는 문장이 가장 마음에 와닿았다. 목차에서부터 가장 마음에 들었고, 공감했던 글이었는데 어릴 때와 나의 변화 중에 가장 큰 부분이 저 마인드였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나는 난 왜 이렇게 운이 없을까? 나쁜 운명을 타고났나 보다라는 생각을 자주 하는 아이였는데, ‘천둥 번개보다는 햇빛에 집중하게 되면서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사라졌다. 과거의 나와 비슷한 사람이 있다면 꼭 현재의 나와 같은 변화를 겪게 됐으면 좋겠다.
 
아직도 나에게 있어서는 주변에 휘둘리지 않고 중심을 잡는 것이 가장 잘 안 되는 일이다.
마음의 키를 잡은 사람은 나 자신이라는 것을 항상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주변의 평가나 요구에 흔들리지 말라는 조언이 고마웠다. 그리고 무작정 버티는 게 능사는 아니니 요령껏 살라는 조언도. 나를 가장 사랑할 사람은 나 자신이라는 조언도. 간간이 실려 있는 사각사각 손그림 느낌의 일러스트도 힐링 포인트 중에 하나였다.
 
책을 다 읽어갈 무렵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 아직 이렇게 나를 다독이기 위한 책을 찾고, 또 그것을 읽고 생각할 여력이 있다는 것은, 지금 내 상황이 스스로 힘들다고 느끼고 있는 정도보다는 덜 절망적인 상태일 수도 있겠구나. 애써 자신을 너무 어둡고 험한 곳으로 몰아세우지 않고, 혹 싫은 날이 오더라도 휘둘리지 않고 견뎌낼 수 있는 마음을 기를 수 있게 도와주는 책이었다.
 
세상 모든 것이 다 싫은 날, 내가 싫어지는 날, 나를 다독이는 방법을 깨닫게 하는 책.
예방 주사 같은 느낌으로, 마음이 아프기 전에 미리 읽어두면 더 좋을 듯.

 

 

본 서평은 북카페 책과콩나무 서평단 자격으로 다연으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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