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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리엄
메이슨 코일 지음, 신선해 옮김 / 문학수첩 / 2025년 3월
평점 :
올해 1월 독서모임에서 《프랑켄슈타인》을 읽었다.
역시 자주 언급되는 고전문학엔 다 이유가 있구나 싶으면서
한편으로 이름도 받지 못한 '그'에게 연민을 느꼈다.
한 번 더 꼼꼼히, 천천히 읽어봐야겠다 다짐한 소설이었다.
프랑켄슈타인의 여운이 희미해져갈 무렵
'<프랑켄슈타인>을 넘어 한 걸음 더 나아갈 때가 되었다'는
카피 문구를 보고 《윌리엄》이 궁금해져서 서평단에 신청했다.
과연 작가 메이슨 코일은 어떤 이야기를 풀어냈을까?
표지부터 섬뜩하게 다가온다.
소설 속 헨리가 만든 기계? 인간? 은 저런 섬뜩한 모습이겠구나 정도를
예상하며 소설을 읽어나갔다.


천재적인 로봇공학자 헨리는 AI 로봇 '윌리엄'을 만든다.
로봇 제작에 몰두하느라 임신한 아내에게는 소홀했고,
그에게는 심한 광장공포증이 있어 거의 집에서만 지낸다.
어느 날, 아내의 전 직장 동료 둘이 집에 놀러 오고,
타인을 대하는데 서툰 헨리지만 최선을 다해 그들을 맞이한다.
그날, 아내에게도 공개한 적이 없는 '윌리엄'을 모두에게 공개한다.
그러나, 윌리엄은 다른 기계 팔을 조종해서
모두가 보는 앞에서 헨리의 아내 '릴리'에게 상처를 입히고 만다.
그로 인해 네 사람 모두 뜻하지 않은 상황을 마주하고,
어느 순간 정신을 차려보니 집에 갇힌 꼴이 되었으며
집 안에서 핸드폰도 터지지 않든다.
일어난 여러 일들과 상황이 단 하루 동안 벌어진다.
즉, 소설 전체 이야기가 하루에 일어난 일이다.
긴박하고, 속도감 있으며 예상치 못한 흐름으로 전개된다.
그런 가운데 작가는 윌리엄과 헨리를 통해 독자들에게 끊임없이 질문을 던진다.
AI가 스스로 어느 영역 수준까지 학습하고, 도달할 수 있는지?
AI에게 어느 정도의 자유의지가 있을까?
사람의 마음까지 읽어낼 수가 있는지?
AI에게도 영혼이 있을까?
AI를 만든 사람이 의도하지 않더라도 어떠한 성격을 가지고
스스로 발전할 수 있는 것일까?
AI도 사람처럼 질투심, 분노 같은 감정을 느끼게 될까?
고전문학 프랑켄슈타인과 비슷한 듯하면서도 조금은 결이 달랐다.
최근에 읽어서이기도 하겠지만, 인간이 어떤 존재를 창조했다는 점에서
계속 '프랑켄슈타인'과 비교하면서 읽게 되었다.
가장 큰 차이점은 '이름'이었다.
프랑켄슈타인은 그가 만든 창조물에게 이름조차 붙여주지 않았다.
'이름 = 애정', '이름 = 의미 부여'라 생각한다.
프랑켄슈타인은 그가 만든 창조물을 혐오했으며 애정이 없었으나
헨리에게는 애정이 있었고, 의미를 부여했다.
두 번째 차이는 피조물을 만든 재료일 텐데
아무래도 시대의 간극을 볼 수 있는 부분인 것 같다.
공통점은 인간처럼 대화가 원활히 되었다는 점과
모습을 흉측하게 만들었다는 점이다.
대화가 되어야만 피조물의 생각을 읽을 수 있기 때문이고,
흉측하게 만든 이유는 완성작이 아니라 시험작이어서 그럴 수도 있겠다 싶다.
내용도 내용이지만,
문장의 호흡이 길지 않아 빠르게 몰입해서 읽을 수 있었다.
중간에 사정이 생겨 읽다 멈춘 시간이 있었지만,
앉은 자리에서 단박에 다 읽어버릴 만큼 속도감 있는 전개가 좋았다.
다음에 읽을 분들의 재미를 위하여 결말을 공개하기가 힘들다.
다 읽고 나면 틀림없이 다시 앞 페이지로 돌아와
등장인물들의 대화를 읽으면 소름이 돋을지도 모른다.
이것이 작가의 의도이리라!
두 번 읽어봐야 하는 소설~!

#문학수첩출판사 로부터 도서를 제공받고 솔직하게 쓴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