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만의 방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30
버지니아 울프 지음, 이미애 옮김 / 민음사 / 200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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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 책에 대해 잘 몰랐을 때는 소설책인 줄로만 알았다.

버지니아 울프에 대한 사전정보가 아예 없었고, 내가 갖고 있는 책은 검정 바탕에 영어로 금색으로 멋지게 씌여져 있었다.

마치 금서(禁書)처럼 보이기도 하고, 영어로 씌어져 있으니 선뜻 손이 가지 않았다.



그렇지만 왠지 멋있어 보이지 않는가~?! ^^

민음사에서 필사이벤트를 하고 받았는지 뭐였는지 정확한 기억이

나지는 않는데, 아무튼 받아서 잘 모셔두고 있던 책이었다.

소설이 아니었고, '여성과 픽션'이라는 주제로 강연을 해달라는요청을 받고 그 주제에 대해 그녀가 골똘히 생각한 바를

#자기만의방 이란 이름으로 쓴 글이었다.

책은 총 6장으로 나뉘어져 있으며 각 장마다 계속 강조하고 있는 것은

여성이 픽션을 쓰기 위해서는 돈과 #자기만의방 이 있어야 가능하다. 고

강조하고 있다.

그렇게 말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은 버지니아 울프가 이 강연을 할 당시만 해도

거의 100여년 전이었고, 영국에서 여성들이 참정권을 가지기 시작한지도,

영국에서 기혼 여성이 재산을 소유할 수 있도록 허용된지 얼마 되지 않았던 때였다. 그만큼 여성에게는 자유가 없었고, 교육의 기회도 지금과 같지 않았을 때였다.

그럼,100여년이 흐른 지금은, 여성 중에서 자신만의 방을 가진 사람이 과연 얼마나 될까?!

우린 누구나 자기만의 방을 갖고 있다고 말할 수 있을까?!

특히, 기혼 여성이라면 더더욱 말이다.

1장은 '여성과 픽션'의 주제에 대한 고민을

2장부터 5장까지는 이제껏 출간된 여성이 쓴 소설을 이야기 하고,

그 여성들은 실제 생활이 어떠했으며 작품 속에서 여성을 어떻게 그렸는가?

남성이 쓴 작품 속에서 여성이 어떻게 그려졌는가, 실제로 그 당시 여성들이

어떠했는가에 대해 다루면서 계속 그 주제에 대해 이야기 한다.

마지막 6장에서는 다시 #자기만의방 을 강조하면서 제일 하고 싶은 말을 명확하게 한다.

이 부분이 제일 좋았다. 여성 작가가 쓴 글이라 여성들이여 자신만의 방을 가지기를 힘쓰라!

글을 쓰라고 봉기하는 듯한 느낌을 주는가 했는데, 결론은 아니었다.

한쪽으로 치우치지 말라는 것이다. 결국 '여성과 픽션'이라는 주제를 준 것 자체를 마음에 들어하지 않으면서 썼다는 말이 된다.

남성이든 여성이든 한쪽으로 치우치지 말며, 일정한 돈과 자신만의 방이 있을 때 좀 더 글을 잘 쓸 수 있고, 집중할 수 있다는 말이었다.


책을 다 읽고 나서 나는 나만의 방이 있는가?! 생각해보니

나만의 방이 있다가 결혼을 하면서 나만의 방이 없어졌다.

신혼집은 나만의 방을 꾸밀 면적이 나오지 않았다.

그래서 나만의 책상을 샀다. 처음에는 공부할 책상이 필요해서 샀는데

사고 보니 그곳이 나만의 방이자 공간이 되어 주었다.

면적이 넓은 집으로 이사 오면서 방 하나를 서재라고 만들었는데

서재는 두 사람의 책을 한 곳에 모아 놓은 장소가 되고,

컴퓨터를 두는 방이 되다보니 온전한 나.만.의.방.은 되지 않았다.

나만의 공간을 만들기 위해 예전에 산 책상을 정리하고

소소하게 꾸며서 요즘은 책상에 자주 앉으려 노력하고 있다.

책상에 앉아 있는 동안만은 나만의 방이라 생각하면서~ ^^



바로 글을 쓰는 사람이 자신의 성을 염두에 두면 치명적이라는 것입니다. 순전한 남성 또는 순전한 여성이 되는 것은 치명적입니다. 인간은 남성적 여성이거나 여성적 남성이어야 합니다. 여성이 어떤 불평을 조금이라도 강조하거나, 정당한 것이라 하더라도 어떤 대의를 변호하는 것, 어떤 식이건 여성으로서의 의식을 가지고 말하는 것은 치명적인 일입니다. - P1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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