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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결되었지만 외로운 사람들 - 고독을 잃어버린 스마트폰 시대의 철학
다니가와 요시히로 지음, 지소연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5년 2월
평점 :
어느때보다 사람들과 연결된 세상을 살아가지만 현대 사회에 많은 사람들이 외로움을 느낀다고 한다 그런 이유가 '고독'을 잃어버렸기 때문이라고 저자는 말하고 있다 그가 말하는 고독이란 '자극을 원하거나 타인에게 우선 반응하려 하지 않고 홀로 보내는 시간(144p)'을 뜻한다 그러니까 고독은 철저하게 고립되어 자기 자신과 시간을 보내는 일인데 현대 사회는 스마트폰의 존재로 인하여 '고립'되는 일에 실패하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요즘 사람들을 만나면 자주 쓰는 말 중에 '도파민'이라는 단어가 있다
도파민이 있는 강렬한 컨텐츠만이 사람들 사이에서 소비되고 유행하며, 도파민이 없는 다소 잔잔한 컨텐츠는 사람들의 흥미 유발에 실패하여 막을 내린다 그렇게 도파민에 절여진 우리는 길게 쓴 글은 잘 읽지 못하고 짧은 단어들을 나열하여 대화하고 마주 앉아서는 쉴새없이 스마트폰을 뒤적인다 그런 자극적이고 단편적인 것에 노출된 일상이 어느새인가 아무렇지 않아진 요즘, 종종 되묻곤 한다
-너 괜찮니?
평소에 나는 '철학'은 냉철하고 어려우면서도 따분하고 지루한 분야라고 생각해 왔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생각이 좀 바뀌었다 읽는 동안 얼마나 박장대소하며 웃고 고개를 끄덕였는지 거진 400페이지에 달하는 책을 몇 시간만에 다 읽었다 읽고 나니 여전히 철학이 뭔지는 몰라도 왜 철학을 곁에 두고 살아가야 하는지는 조금 알 것 같다
스마트폰 하나면 먼 우주까지 실시간으로 연결해주고 생각하지 않아도 정답을 알려주며 간단한 이모티콘 하나로 감정을 표현할 수 있다 말하지 않아도 시간은 흘러가고 여러 명의 만들어진 나도 잘 살아가는 것처럼 보인다 '나답게' 산다는 건 뭐였지? 그런 생각이 들 때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철학이 정답이 되어주진 않지만 '나답게' 사는 방법에 대하여 함께 고민은 해줄테니까 그게 조금 아프더라도 기꺼이 받아내자
SNS 계정을 삭제해야 한다거나 스마트폰을 버려야 한다는 소리는 아니다. 그런 조언은 누구도 실행할 수 없으므로 지침이 되지도 못한다. 나의 의견은 ‘마음의 동요를 무시하고 불안을 잊기 위해 스마트폰으로 끊임없이 자극을 얻는 행위는 그만두어야 한다‘ 혹은 ‘때로는 따분함과 불안과 뭔가 부족한 기분에 몸을 드러내는 것이 좋다‘라는 뜻이다. - P320
상시 접속 사회에서는 점점 더 많은 사람이 권위와 일기 쉬운 말 속에서 답을 찾으려 한다. 그렇게 해서라도 자신의 불안에 설명을 달고 싶어 한다. (중략) 그럼에도 소화하기 힘든 문제나 어려운 문제를 받아들이고, 때로는 복잡함을 느끼고 찜찜함을 참으며 섣불리 이해하려 하지 않는 자세가 중요한다. - P236
상시 접속은 마음에 집중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고립을 빼앗고, 그 마음을 더 깊이 들여다볼 때 필요한 자기대화의 기회도 빼앗는다. 마치 자신과 타인의 감정이나 감각을 섬세하게 헤아리지 않으려고 밤낮으로 애쓰는 셈이다. 상시 접속은 이처럼 위태로운 길을 걷는 일이다. - P196
자신의 존재가 흔들릴 때 ‘중요한 감각을 억누르지‘ 않기 위해 고독은 반드시 필요하다. - P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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