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미국 전문간호사입니다 - 진료하고 처방하는 미국 간호사, NP 되기
김은영.안윤선.정재이 지음 / 푸른향기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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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호사'라는 말을 들었을 때 떠오르는 몇가지를 이야기하자면 대충 이렇다. 의사를 호출하는 간호사, 의사를 도와주는 간호사, 환자를 돌보는 간호사, 병원 접수-수납을 도와주는 간호사, 주사를 놔주는 간호사. 주변에 간호사로 일하는 지인이 없더라도 우리는 드라마나 영화를 통해 혹은 일상 생활에서 만나는 간호사를 통해 그들의 업무를 간접적으로 접하게 된다. 의사가 주인공이라면 간호사는 조연인 듯 곁에 서서 주인공을 빛내는 역할을 하는 것만 같다. 그런데 미국 간호사는 뭐가 다른가? 궁금한 마음에 책을 읽기 시작했다.

일단 책을 펼치기 무섭게 나의 궁금증은 해소가 됐다. 미국에서는 전문간호사(NP)가 환자 진료도 하고 처방도 한다고 말하던 대학 교수의 한마디에 갓 입학한 간호과 신입생들은 과연 미국의 NP들은 어떤 사람들인가, 수많은 질문으로 시작된 이야기가 내가 책을 읽게 된 계기와 비슷했기 때문이다. NP란 Nurse Practitioner의 약자로, 상급 실무 간호사(Advanced Practice Registered Nurse, APRN)의 한 종류라고 한다. 간단하게는 '의사의 역할이 주어진 간호사', 미국의 몇 개의 주에서는 '의사와 동급의 역할'을 하기도 하는 NP라고 했다. 그러니까 의사가 부재중일때 간호사가 먼저 환자의 상태를 체크는 하지만 의사를 기다려 의사에게 체크한 환자의 상태를 알려주고 의사의 진료와 처방이 이어지는 것이 일반적인데, NP는 의사를 기다리는 상황없이 환자의 상태를 바로 확인하여 진료와 처방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로인해 의사는 업무가 수월해지고 환자는 빨리 상태를 확인할 수 있다고 했다. 대개 동네에 있는 병원에 가면 쉬지않고 밀려오는 환자들을 상대하느라, 그리고 비교적 단순한 질환으로 오는 환자들이라 그런지 대부분의 의사들은 증상에 대하여 자세한 설명은 생략하는 경우가 많다. 이럴 때 월등히 많은 비율로 병원에 자리하고 있는 간호사들 중 NP가 있다면 가볍다고 여겨지는 질환이라도 좀더 제대로 진료와 처방이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해보게 됐다.

책에는 NP가 간호사-의사와 다른점, NP가 하는 일, NP가 생긴 배경, NP의 전망, NP의 월급-연봉, 그 외에도 NP가 되는 방법, NP로 취업하는 방법들이 상세하게 설명되어 있다. 간호사를 꿈꾸는 사람들이나 NP에 관심이 있고 도전하려는 사람들에게 유용한 길라잡이 책이 되겠다. 물론 간호사에는 관심이 전혀 없는 문과 외길 인생인 나조차 관심있게 읽어볼 정도로 흥미로웠지만!



그러면 NP는 간호사가 아닌가 하면 그렇지도 않다. 개인적인 의견으로, NP와 의사의 가장 큰 차이점 중 하나는 환자에 접근하는 방식이라고 생각하는데, 의사들이 질환과 질병 중심으로 접근한다면, NP는 간호의 배경을 가진 의료인으로서, 그 질환을 가진 ‘사람‘을 중심으로 접근하도록 훈련을 받기 때문이다. 간호학을 배울 때 늘 강조됐던 전인전인 관점과 접근, NP의 핵심 철학과 일맥상통하는 이 접근법이야말로 NP가 간호사임을 증명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 P169

이처럼 다양한 분야에서 환자들의 건강과 삶에 큰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 환자와 가족들에게 진심 어린 감사와 존중을 받고, 나 스스로도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끊임없이 발전하고 노력할 수 있다는 것. 그리고 나아가, 끊임없이 진화하는 의료정책에 맞추어 다음 세대의 간호사들을 이끄는 역할을 할 수 있는 것. 이것이 바로 NP가 더 많이 알려지기를 바라는 이유이다. - P182

나는 스스로가 나의 역할과 소명에 대한 자부심을 가질 때에야 비로소 불특정 타인의 시선에서 더 자유로워질 수 있다는 것을 남들보다 조금 늦게 깨우쳤다. 하지만 한국의 똑똑한 많은 간호사들은 그런 시선에서 벗어나 자신이 원하는 것에 더 집중했으면 좋겠다. 간호사로서 목소리를 더 크게 내고, 더 큰 꿈을 품고, 나아가 자신의 역량을 최대한 발휘하는 역할에 적극적으로 도전했으면 좋겠다. 또 이렇게 간호사들이 성장할 때, 사회와 제도가 이런 변화를 뒷받침하는 든든한 울타리가 되어줄 수 있도록 조금씩 변화되기를 기대한다. - P1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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