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정한 구원
임경선 지음 / 창비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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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작가님의 교토 책을 닳도록 읽으며 껴안고 교토로 떠났던 것을 계기로 작가님의 글을 좋아하게 되었고 아껴서 다른 책들도 하나씩 읽어가던 중에 신작 소식을 듣게 되었다. 운이 좋아서 '임경선 팔로워'가 되었고 남들보다 조금 빠르게, 가제본의 <다정한 구원>을 읽을 수 있었다.

다정한 구원, 발음할 수록 뭉클하여 다정하다는 말이 이토록 따뜻하고 애틋하였나 새삼 놀랐다.

어린 시절 부모님과 함께 떠났던 리스본을, 이제는 부모가 되어 아이와 함께 떠나는 여행. 어린 시절을 회고하며 여전히 머물러 있는 사람들을 만나고 내가 모르는 부모님을 만나고 기억의 장소를 만나는 시간은 괜히 울컥하면서도 지금 바다를 향해 달리는 아이를 향한 따스한 시선만으로 안심이 되는 리스본의 시간이 참 좋았다. 다정한 것들이 주는 애틋함이나 위로나 안심이 나를 구원하고 있음을 다시 한 번 깨닫는다.

한 번도 가보지 않은 리스본의 풍경을 떠올리며 산책하는 시간이 그저 좋았다. 가제본에 없는 이야기들을 기다리며 여러번 반복해서 읽는 동안 이미, 너무 행복했다.



리스본에는 이렇게 세월의 더께를 그대로 짊어진, 한때 사랑을 듬뿍 받았으나 지금은 여러 가지 이유로 조심스럽게 방치된 장소들이 곳곳에 눈에 띈다. 방치되었다고 결코 소멸한 것은 아니다. - P74

이렇게 더디게 시간을 따라잡는 것 혹은 얼마간 그냥 놓아두는 자세는, 주말에 스스로 눈이 떠질 때까지 마음껏 느긋하게 자도록 허락하는 것처럼, 조금 더 행복해지기 위한 지혜일지도 모르겠다 - P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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