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뒤집어본 영문법 - Neoquest English 2
네오퀘스트 지음 / 김영사 / 2001년 2월
평점 :
절판
어학책은 자신의 수준과 목적에 맞는 책을 골랐을 때 가장 큰 만족도를 얻을 수 있다. 이런 점에서 이 책은 약간의 함정이 있다. <뒤집어본 영문법>은 영문법에 대한 새로운 접근법을 통해 영어에 대한 이해를 높이려는 것을 목적으로 하기 때문에, 깔끔한 문법정리를 통해 TOEIC 같은 시험을 대비하고자 했다면 그리 흡족한 대답을 얻지 못할 것이다. 도움은 되겠지만...
학창시절 우리는 영문법을 무조건 외워야 하는 것으로 교육받았다. 우리의 영어교육 방식에 부정적인 나 역시 이점에 관해서는 별다른 의심을 하지 않았었다. 그래서 문법을 논리적으로 해부하고 이해하려는 이 책의 접근방식에 적지 않은 충격을 받았다. 영문법을 뒤집었다는 이 책의 제목이 결코 과장은 아니다.
이 책은 순서부터 다른 문법서와는 확연히 다르다. 명사로 시작해 품사를 하나씩 병렬로 열거해 나가는 방법을 탈피하고, 명사와 동사 이렇게 두 부분으로 대분류한 후 이에 대해 다른 품사들로 가지치기를 해나간다. 이는 기존의 문법서와 차별화됨과 동시에 가장 핵심을 찌르는 접근방식이라고 생각된다. 무슨 언어이든지 이 두 품사가 핵심을 이룬다. 그 중에서도 동사가 더욱 중요하며 가장 어려운 부분이기도 하다. 내가 봤을 때 각 언어들의 가장 상이한 부분은 동사에서 비롯된다. 한중일 3개 언어만 살펴봐도 모두 기원이 한자이기 때문에 같은 뜻으로 쓰이는 명사가 많이 나온다. 하지만 각종 행위를 지칭하는 동사들은 모두 판이하게 다르다. 이는 라틴어를 뿌리로 두고 있는 유럽어에서도 볼 수 있는 현상이다. 명사들은 언어간 공통부분이 어느 정도 있지만, 동사들은 각 언어에서 가장 두드러지게 차이가 나는 부분이다. 헐~ 삼천포로 빠지고 있다.
내 경우 이 책을 통해 일부 개운치 못했던 부분(가정법과 단순 가정과의 비교, 시제에서 미래완료와 과거시제를 대신하는 완료형 표현)을 명확히 이해하고, 영작할 때 빼고는 별다른 주의를 기울이지 않았던 관사를 재인식할 수 있었다는 점이 가장 큰 소득이었다. 글쎄 문법서를 이렇게 부담없이 술술 읽을 수 있는 기회가 또 있을까 싶다. 문법이 아닌 영어 자체에 대한 이해를 높이려는 사람에게 권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