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이름이 교코였을 때 1
린다 수 박 지음, 권영미 옮김, 이형진 그림 / 서울문화사 / 2003년 11월
평점 :
품절


1940년에서 1945년까지 일제 시대 조선을 배경으로 일본 탄압했던 일들을 십대 초반의 아이들의 시선으로 보여 주고 있다. 자기 나라말을 쓰지도, 하지도 못하게 하고,  이름까지 일본식으로 바꾸게 했던 오래전 그 일을 담담하면서도 침착하게 전개해 간다. 더불어 남자 아이와 여자 아이에 대한 차별과, 아버지와 가장에 대한 예의를 엿볼 수 있는 내용도 담고 있다.
일본어가 재밌고, 공부가 즐거운 순희(교코)와 만들고 조립하는 과학을 좋아하는 태열(노부오)은 세살 차이 남매이다. 일본어가 어려운 태열은 어려운 한자를 쉽게 이야기 하듯 풀어 공부하는 순희를 이해 할 수가 없다. 창씨개명으로 일본식 이름을 지을때 학자이자 교육자이신 아버지는 의미를 두신다. 무궁화를 모두 뽑아서 태우라는 명령에 어머니의 지혜로 한그루의 어린 나무를 숨겨 키우게 된다. 쇠붙이로 된 가재도구를 빼앗기면서도 소중한 브로치만은 숨기는 어머니, 몰래 독립신문을 제작하다 쫓기는 삼촌, 일본어로 숫자를 세지 못해 혼나면서도 자신의 뜻을 굽히지 않는 안씨 아주머니, 전쟁이 치열해져 가며 정신대로 갈 여자 아이들을 선발하는 학교 운동장도 나온다. 가장 가까운 친구가 친일파 가족임를 알게 되는 순희. 책 속에는 친일을 할 수 밖에 없는 사랑에 대한 나름대로의 이유와 설명 이해를 바라고 있고, 일본어를 배운 것을 기반으로 다양한 교육을 받을 수 있으면 된다며 나름대로 지금까지의 역사 소설이나 동화와는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식민지의 상황을 자신의 감정을 자재하고, 제 3자의 눈으로 전개하고 있는 이 도서는 점점 잊혀지고 있는 일제시대를 객관적인 입장에서 볼 수 있게 도와주고 있다.
2편에서는 가미가제특공대를 자원한 오빠 태열이의 생활과, 집을 떠난 오빠와 삼촌을 기다리는 엄마와 아빠 순희의 모습과 해방이 되어 떠나는 일본인 친구 토모 가족과, 친일파 가족 정신이집이 떠나는 내용이 담겨 있다. 
아무것도 할 수 없었을 것 같은 1904년~1945년 사이에 전쟁과 가난 속에서도 보이지 않게 독립과 자유를 위해 노력하는 작은 모습이 무척 마음에 와 닿습니다. 특히 아무도 모르게 독립신문에 원고를 쓰고 계셨던 아버지가 기억에 남습니다.
그림에 대한 안목은 없으나 다양한 그림동화를 보았던 독자로서 짧게 언급해 보고 싶다.
마치 신문의 삽화를 보는 듯한 이형진 님의 독특한 그림이 내용의 이해를 도와준다.
이형진 님의 ‘끝지’ 그림이 강하게 머릿속에 남아 있었는데, 이 책속의 그림역시 ‘끝지’와 ‘명예와 다래’처럼 전체적으로 느껴지는 부분은 “닮았다.” 라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 실제 표지 그림을 보고 ‘끝지’를 떠올렸을 정도였다. 그러나 좀더 자세히 살펴보면 일제 강점기가 배경이고, 열 살과 열 세 살의 순희와 태열을 표현한 부분은 뛰어난 것 같다. 다만 전체적으로 우울한 이야기가 전개 되다보니 그림 또한 같은 느낌을 주기 위해 검은색을 너무 과하게 사용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개인적으로 들었다. 특히 컬러 영상에 익숙해진 아이들에게 그림이 설득력을 얻기에는 어려워 보인다는 점이 아쉬워서, 반드시 책을 소개하며 그림에 대한 것도 소개하는 사람이 한번은 언급해 주어야 할 필요성이 있다는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