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천의 형식> 중
p.179 사람들은 보이지 않는 것을 보이게 만드는 일에 왜 이렇게 환장할까 생각하다 나도 그렇다는 사실에 조금 슬퍼졌다 그렇지,
묻고 싶었다
물을 수 없어서
책을 읽었어 크고 무거운 것이 마음을 꾹 짓누르는 내 성분은 분노뿐인 것 같고
p.181 검은 새들은 자신의 색을 알지 못한 채
검정에 가까워질 수 있다
p.183 고통을 그럴싸하게 전시할 방법에 몰두하며
새벽 고속도로를 달릴 때 최대 볼륨으로 음악을 들으며 세상에 이렇게 아름다운 것이 있나 점멸하는 빛과 끝없이 뻗은 텅 빈 도로 떠오르는 도로 허공 찢기는 허공 이것을 시로 쓸 수 있나 생각했고 속력은 참 아름답다 눈물이 날 것 같다 그렇지 않니 - P17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