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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디슨 카운티의 다리
로버트 제임스 월러 지음, 공경희 옮김 / 시공사 / 2002년 10월
평점 :
품절
프란체스카와 로버트 킨케이드의 로맨스를 다룬 소설이다.
외면은 디테일하고 내면은 섬세하게 묘사하여 그들이 처음 본 순간부터 어떻게 사랑에 빠지게 되는지, 윤리적 비난에 앞서 서서히 공감할 수 있도록 독자를 끌어 들인다. 200페이지 남짓의 이 소설을 절반쯤 읽었다. 소설을 다 읽고 이 작품을 영화로도 감상해 보려 한다.
킨케이드는 유성 꼬리에 매달려 떠다니다가 그녀의 집 앞길 끝에 떨어진 별과같았다.
그가 시냇물을 건너 다른 쪽 강둑으로 올라갔다. 프란체스카는 파란 배낭을 들고 다리를 건너 그의 뒤에 섰다. 행복했다. 이상하게 행복했다. 이곳에는 힘이 있었다. 그가 일하는 분위기에서 나오는 어떤 힘이. 킨케이드는 자연이 변하기를 기다리지 않았다. 이쪽에서 유연하게 자연을 다루었다. 마음 속으로 보는 이미지에 맞추어 앞에 펼쳐진 광경을 짜 맞추었다. 그는 다양한 렌즈와 다양한 필름, 때로는 필터로 빛을 새롭게 바꿔가며 화면에 자기 의지를 표현했다. 그냥 자연과맞붙어 싸우는 것이 아니라 기술과 지성을 이용해 자연을 지배했다. 농부들 또한 화학 비료와 불도저로 땅을 지배했다. 하지만 로버트 킨케이드가 자연을 변화시키는 방식은 유연했고, 또 일을 마치고 나더라도 원래의 형태는 변함이 없었다. - P111
프란체스카는 그가 무릎을 굽힐 때 허벅지 근육이 청바지에 그대로 드러나는 것을 보았다. 물 빠진 작업복 셔츠가 그의 등에 딱 달라붙었고, 잿빛 머리칼이 칼라 위를 덮었다. - P112
그러니 에로티시즘이 섬세한 문제이고, 프란체스카가 인식하는 것처럼 예술적인 형태를 지닌 것이라면, 그것은 남자들의 생활에 파고들 여지가 없는 것이었다. 그래서 남자들끼리만 있을 수 있는 산만하고 편리한 문화가 계속되었고, 그 사이 여자들은 한숨을 내쉬며 매디슨 카운티의 수많은 밤들을 벽 쪽으로 얼굴을 돌리고 보냈다. 이런 점을 미묘하게나마 이해하는 로버트 킨케이드의 마음 속에는, 무엇인가 다른 점이 있었다. 그녀는 그것을 확신했다. - P119
그녀가 부엌에 들어갔을 때, 로버트 킨케이드는 맥주를 두잔째 마시고 있었다. 그가 고개를 들어 그녀를 바라보았다. "세상에." 그가 나직이 감탄의 소리를 냈다. 그 모든 감정이, 찾고 생각했던 그 모든 것이, 평생 느끼고 찾고 생각했던 모든 것이, 그 순간 거기 다 모여 있었다. 그리고 그는 프란체스카 존슨에게 사랑을 느꼈다. 오래 전에는 나폴리에 살았고, 이제는 아이오와 주 매디슨 카운티에 사는 농부의 아내, 프란체스카 존슨에게. - P120
"내 말은...." 그의 목소리가 약간 떨렸다. 약간 거칠기도 했다. "조금 무례가 되겠지만, 놀라운 모습이십니다. 정말로 대단히 매력적인 모습이에요. 진심입니다. 이 세상에서 가장 순수한 의미에서, 당신은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우아해요, 프란체스카." 그의 감탄이 진심이라는 것을 그녀는 알 수 있었다. 그녀는 그 감탄을 받아들였고, 거기에 휩싸였으며, 그것이 온몸에, 온몸의 피부 구멍에 스며드는 것을 맛보았다. 그녀를 오래 전에 버렸던 신이 어딘가에서 다시 나타나 부드러운 손길로 기름을 부어 주는 것 같았다. 그리고 바로 그 순간, 그녀는 로버트 킨케이드에게 사랑을 느꼈다. 워싱턴 벨링햄에 사는 사진 작가이자 작가이며, 해리라는 털털이 픽업 트럭을 모는 그에게. - P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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