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ivals for the Crown (Paperback)
Kathleen Givens / Pocket Books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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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90년 잉글랜드의 에드워드 1세는 왕국내의 모든 유대인에 대한 추방을 명령합니다.

비슷한 시기 스코틀랜드에서는 그들의 어린 여왕(Maid of Norway, 선대 국왕의 손녀로서 왕가의 유일한 직계손)이 그녀의 왕국으로 향하는 항해 도중 사망했다는 소식이 전해집니다. 왕좌를 두고 경쟁자들이 왕위를 주장하는 가운데 잉글랜드의 에드워드는 형식적인 종주왕으로서의 권리를 들먹이며 스코틀랜드에 대한 야욕을 드러냅니다. 과연 스코틀랜드는 잉글랜드 기사들의 말발굽 아래 짓밟힌 웨일즈의 전철을 밟지 않고 자신들의 독립을 유지할 수 있을까요?

그리고 역사의 소용돌이에 휘말린 연인들은 과연 해피엔딩을 맞을 수 있을까요?

 

 
 Rachel은 잉글랜드에서 추방당한 유대인이며 그녀의 친구인 Isabel은 왕비의 시녀입니다.(Isabel의 할머니 덕분에 두 사람은 친구가 될 수 있었지요.) 가족과 함께 스코틀랜드의 국경도시 Berwick으로 이주한 Rachel은 가족의 여관의 손님으로 온 두 사람의 하이랜더에게 런던의 Isabel에게 소식을 전해줄 것을 부탁합니다. 두사람의 하이랜더, Kieran과 Rory는 사촌간으로 여왕의 죽음 이후 혼란해진 스코틀랜드를 탐색하다 우여곡절을 거쳐 런던에 가게 됩니다. 그리고 마침 궁정에서 곤경에 빠져있던 Isabel을 만나게 되지요.

 
이 책을 고르게 된건 표지에 인쇄되어 있던 리타상 수상자라는 글귀 때문이었습니다. 책을 읽어보니 역사 로맨스치곤 단어도 착한 편이라 마음에 들어서 구입을 결정했지요. 저렴한 페이퍼백 버전이 2007년도에 나왔고 제가 읽은 것도 바로 그 페이퍼백인데 알라딘에서는 현재 구입이 불가능한 모양이네요. 아쉽습니다.

Kathleen Givens는 17세기와 18세기의 스코틀랜드를 무대로 몇권의 역사 로맨스를 썼고, 전작 On a Highland Shore부터 그들의 선조들, 중세의 하이랜더들의 이야기를 쓰기 시작했습니다. Rory는 전작의 커플의 둘째 아들이 됩니다.

 
역사적 사건과 인물들 속에 연인들의 이야기를 끼워넣는 솜씨는 훌륭합니다. 작가는 마지막 작가의 말에서 소설에 등장하는 역사적 인물과 사건들, 그리고 그녀가 소설을 위해 수정한 대목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작가가 창작한 사건들도 무척 역동적이지만 유대인 추방령, 두 왕국의 Queen의 죽음, 에드워드의 스코틀랜드 귀족 소집, 영화 브레이브 하트에도 나오는 스코틀랜드인의 저항 운동 등의 역사적 사실들은 그 어느 소설적 사건보다도 효과적으로 독자에게 긴장감을 가지게 하는 장치 역할을 합니다.

다만 아쉬운 점이 있다면 역사적 사건들에 치여서(?) 연인들의 이야기가 짧아졌다는 것입니다. 이 작품의 메인 커플이라고 할 Isabel과 Rory는 100p를 넘겨서야 처음으로 만나거든요. 조금 극단적으로 표현하자면 연인들이 얼굴을 맞대고 있는 페이지보다 서로 떨어져 있는 페이지(그래도 후반부에는 서로 떨어져 있으면서 서로를 생각합니다만)이 더 많을 정도입니다.ㅠㅠ

 
중세 영국 역사에 관심을 가지고 계신 분(특히 플랜태저넷 왕가 팬분, 잠깐 등장하는 에드워드 1세의 포스가 굉장하답니다.)이나 드라마틱한 스토리구조를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추천드립니다.

온전히 연인들에게 집중하는 스토리를 선호하시는 분과 '때로 여주가 눈치없이 고집을 피우면 울컥 하시는 분(여주의 고집이 때로는 긍정적인 모습으로 작용할 때도 있습니다만, 영 비호감인 여주의 어머니가 함께 등장하면 나쁜 방향으로 상승효과가 작용해서 말입니다. 그래도 전 플랜태저넷 빠순이라 즐겁게 봤어요.)에게는 조금 권해드리기 꺼려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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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성연화 첫 번째 이야기
이서정 지음 / 파란(파란미디어) / 200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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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역사를 배경으로 한 역사 로맨스는 많지 않습니다. 자유로운 가상국과 달리 현실역사라는 틀이 존재하기 때문이겠지요. 몇줄로만 기록된 역사적 사실에서 그럴듯한 이야깃거리를 발굴해내시고, 실제역사의 구속아래서 주인공에게 해피엔딩을 선물하고자 애쓰셨을 작가님(공녀도 에필로그로부터 불과 몇십년 후에 원의 멸망이 예정되어 있지 않나요.)들은 정말 대단하세요.


자, 여기 이서정님이 발굴해내신 이야깃거리가 있습니다.

검색결과, 사서에 기록된 눌지왕의 왕비는 아로(阿老)부인으로 실성왕의 딸이며 자비왕의 어머니입니다. 눌지왕의 딸은 조생(鳥生)부인으로 눌지왕과 아로부인 사이의 딸이며 그녀의 아들이 지증왕입니다. 눌지는 자신을 핍박한 사람의 딸과 결혼하였고 신라의 왕통을 계승한건 그녀와의 자식들이었습니다. 십년이 넘는 세월, 사위를 죽이려는 아버지, 아버지를 죽인 남편. 두사람의 피를 모두 이어받은 어린 자식들 사이에서 그녀는 무슨 생각을 하였을까요? 인터넷 검색결과 찾은 어떤 시나리오에서는 아로부인이 아버지를 죽이는데 관여했고 그 죄책감에 시달리는 인물로 그려져 있더군요.

사서속에 숨어있던 흥미진진한 소재를 소설로 잘 살려낸 것이 월성연화의 첫번째 공입니다. 월성연화의 각장 첫머리에는 사서의 짤막한 기록이 발췌되어 있습니다. 그 몇줄에 그럴듯하게 살을 붙이고 전체 이야기속에 조화롭게 자리하게 만든 작가님의 재주가 정말 놀랍더군요. 예를 들어 전술했듯이 작가님은 먼저 실성의 원한을 간접적으로 나타내는 귀아라는 이름을 여주에게 먼저 붙여주신 다음, 초반부와 마지막 에필로그의 현판 에피소드를 통해 그녀의 이름이 사서에 전해지는 아로부인으로 바뀌는 것을 자연스럽게 보여주셨죠.(특히 아로의 뜻이-실제로는 이두였을 가능성도 높지만-재미있었어요. 하하)  

월성연화의 두번째 공은 이야기로서의 재미입니다. 초반에는 호흡이 좀 느렸습니다만, 내물왕이 죽은 후 눌지가 왕위를 되찾기까지 겪는 에피소드들은 진짜 고난의 일대기, 중반부터는 흥미진진하게 잘 읽었습니다. 이리저리 쳐오는 그물을 피하기 위해 나름 온갖 술수를 다 쓰시는 눌지는 귀아에게 보여주는 모습이 아니었다면 의뭉스럽다(남주에게 쓰기에 심히 적절치 못한 언어인가요. ㅠㅠ)고 여겼을지 모르겠어요. 어쨌든 어설픈 암투에는 점수를 박하게 주는 편인 저는 나름 흡족하게 봤습니다. 그리고 에피소드 하나하나가 의미를 가지고 살아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실성이 아로궁 문앞까지 왔다가 돌아가는 장면 같은 거 말입니다. 부녀지간의 연은 결국 회복되지 못했지요.


아쉬운 점도 있습니다. 이야기로서의 재미야 충분했지만 로맨스로서는 조금 부족했다는 생각이 들거든요. 눌지와 귀아 의 경우에는 두사람의 감정선은 이해할 수 있었지만 나이차가 많이 나는 탓에 러브라인이 너무 늦게 시작되었고 미해와 아리의 경우에는 '어린것들이 귀엽구나.'에서 장장 십몇년동안의 이별때문에 그 이상의 진행이 정지되어서 말이에요. 로맨스에서는 보기좋은 커플을 지켜보는 재미도 있지만 가끔씩 여주의 심정에 감정이입하는 재미도 있지 않습니까. 그런데 여기에는 그점이 부족했어요. 9살부터 성장과정을 지켜봐서 그런가, 이 아이들에게는 통 감정이입이 안되더군요.    

장르불문, 재밌는 이야기를 찾으시는 분에게는 권해드립니다. 다만 찐한 로맨스를 원하시는 분이라면 부족하다 여기실듯.

사서속 몇줄을 흥미진진한 이야기로 풀어 보여주신 작가님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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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란 1 기란 3
비연 지음 / 파란(파란미디어) / 200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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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은 황제입니다. 그는 비록 황제의 모든 권력을 행사할 수는 없지만 항상 자신이 황제라는 사실을 인식하고 있습니다. 그의 목표는 황권을 다시 세워 어리석은 선황들의 치세와 두명의 태후의 다툼속에 어지러워진 진을 재건하는 것.

그런데, 그의 앞에 한 여인이 나타납니다. 서촉에서 정략혼의 대상으로 보내온 양기란, 그녀는 아름다울 뿐 아니라 영민하고 솔직합니다. 혈육인 휘를 제외하곤 자신을 이용하려 하거나 자신을 두려워하는 사람들만을 접해왔던 윤은 그를 황제로서 존중하지만 여타의 사람들과는 다르게 그를 대하는 기란에게 빠져듭니다.

지극히 황제다운 계산으로, 그러나 황제답지 않은 방법으로 그녀를 사랑했다가 음모에 그녀를 잃어버린 윤은 이번에는 지극히 황제다운 방법으로, 그러나 황제답지 않은 목적인 '기란을 되찾는 것'을 달성하기로 합니다.



기란을 다른 황궁배경 로맨스와 차별시키는 요소로는 먼저 캐릭터를 들 수 있습니다.
 

윤은 굉장히 매력적인 남주입니다.

사실 그동안의 가상국 로맨스 남주들은 윤보다는 휘에 가까웠지요. 사랑을 위하여 나라를 기울이는 위험을 감수하는 타입이었지요. 결국 위기를 극복하긴 합니다만 사실 제가 남주의 충신이라면 여주부터 제거해 버리겠다는 생각을 한 적도 있었습니다. ^^;

몇몇 남주들이 '위정자'로서의 냉철함을 보여주긴 했습니다만, 이런 경우 비호감 남주로 전락해버리는 경우가 많았지요.

그런데 드디어 이상적인 위정자와 만족스러운 로설남주라는 양다리(?)를 성공적으로 수행한 남주를 보았네요.
사실 윤만큼 자신이 만들어나갈 국가의 청사진, 이상적인 황제의 모습에 대해 오랫동안 고민하고 이를 확립한 군주 캐릭터는 권력다툼이 단골소재인 국내 판타지 소설에서도 찾기 힘들겁니다. 2권에서 자신의 과연 올바른 길을 걷고 있는지에 대한 불안을 기란에게 토로하는 윤의 모습은 정말 좋았답니다. 

게다가 기란 앞에서만은 '나'로 돌아가는 그 모습이라니. 아주 '남들한테는 칼날같지만 여주앞에서는 봄바람이라는' 로설독자의 로망을 충족시켜 주더군요. 기란 앞에서는 뻔뻔해지고 때로는 상처입으며 때로는 협박도 불사하는 황상께 어느새 만세만세 만만세를 외치고 있는 저를 발견하게 되었더라는.(먼산)


기란도 자주 볼 수 없는 타입의 여주였고 매력적이었습니다. 본래의 성격이나 심정의 변화과정 모두가 현실감이 느껴졌습니다. 너무 착하지도 너무 올곧지도 않지만 정이 가더라구요. 기란이 애써 유지하고 있던 '적당히'의 모습을 벗어던지고 자불태후에게 소리치는 장면에서는 가슴이 찡했구요.

사실 저는 기란만큼이나 젊은시절의 효열, 즉 완안도 매력적이라고 생각했어요.

두사람이 다른 결과를 맞게 된 이유의 큰 부분은 윤이 몹쓸 태종과는 많이 다른 바람직한 남자여서이겠지만 무엇보다도 기란 이 효열과는 다른 의미에서 강한 여자여서 였다고 생각합니다. 완안은 황궁의 담이 세워지기도 전에 황궁의 생리에 굴복하고 다른 사람을 짓밟는 강자로서의 삶을 선택했지만 기란은 달랐으니까요.(자세히 쓰자니 스포의 우려가.)


그외 조연 캐릭터들도 모두 성격이 잘 잡혀있습니다. 갑자기 딴 사람으로 변화하는 일도 없지요.(솔직히 로설에서 개과천선이 너무 남발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기란은 황궁이라는 배경을 잘 활용하고 있습니다.

황제가 사는 곳, 황궁의 붉은 담은 황궁을 바깥공간과 철저히 차단하고 있습니다.
황궁은 야맥의 눈을 빌리자면 가장 보잘것 없는 시녀까지도 좋은 옷을 갖춰입는 곳이지만
기란의 눈을 빌리자면 다른 사람이 맞는 걸 보면서도 사람들은 무표정한 얼굴로 서있는 곳입니다.
천하의 부와 권력이 집결되어 있고, 욕망은 넘쳐나는 대신 인간미는 결여되어 있는 비정상적인 공간.

기란에는 극단적인 성격을 가진 인물이 많이 등장합니다만 이들이 황궁이라는 특수한 공간에서 생활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니 이해가 되더군요(메두사에서는 히로미 검사는 이해가 안 되었거든요.) 오히려 이런 성격의 인물들이 끊임없이 벌어지는 극적인 사건들과 음모를 더욱 흥미진진하게 해주었습니다.


흥미진진한 사건과 음모도 기란의 재미에 빼놓을 수 없겠지요.
인물들에게 계략과 음모가 거의 생활화되어 있다고 할까요. 따라서 2권을 읽고 난후 머릿속에 떠오르는 질문의 수도 많습니다. 3권에서 드이어 음모가 풀려나가는 과정도 굉장히 극적입니다.(몇몇 마마님들도 누구를 의심하셨을 테지만, 밝혀지는 진실은 예상을 뛰어넘습니다.)

사실 이 부분에서 호오가 갈릴 수도 있다고 생각되네요. 워낙 음모가 방대한 까닭에 두사람의 사랑을 다룬 분량이 줄어드는 감이 있거든요. 저 같은 경우에는 이점 때문에 오히려 '3권 보고싶어, 우엉우엉' 모드가 되어버렸습니다만, 로설은 남주와 여주의 사랑에 오롯이 집중해야 한다라고 생각하시는 분이라면 아쉬우실 수도 있겠어요. (음모의 해결과정에서 한사람이 너무 부각되었다는 느낌이 들었는데 이것또한 작지만 아쉬운 점입니다.) 


표지는 저는 매우 좋았습니다. 책이 좀 얇긴 한데, 파란과 A5사이즈의 책들이 글자간격이 조밀한 편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충분히 납득할 수 있다고 생각됩니다. 설원의 연인 사이즈로 2권이 나와줬으면 고마웠겠지만 일단은 그쪽보다 페이지수가 더 많으니까요.


줄이자면  이정도의 흡입력과 포만감을 준 로설은 정말 오랜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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