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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제국주의
앨프리드 W. 크로스비 지음 | 안효상, 정범진 옮김 / 지식의풍경 / 2000년 7월
평점 :
절판
제국주의는 일반적으로 정치적·경제적 구조와 관계된 것들과 연결되는 총칭어로 사용한다. 그래서 제국주의는 침략에 의하여 영토를 확장한다는 점에서 팽창주의 또는 식민주의와 거의 동일한 의미이다. 하지만 제국주의라는 단어 자체는 자본주의적 제국주의에만 국한된 개념이 아니다.
A. W. 크로스비의 <생태 제국주의>는 생태학이라는 자연 과학의 분야에도 제국주의의 모습이 있다고 경험적으로 증명한다.
1962년 레이첼 카슨의 <침묵의 봄> 이후 지구 환경에 대한 중요성이 강조되었고, '환경 아니면, 죽음'이라는 현재의 공식은 국제정치 현실에 의제(Agenda)로서 각인되기 시작했다. 아니, 이제 환경이라는 문제는 '문제'로서만이 아닌 '위기'로서 인류에게 조건지어지게 된 것이다.
기존의 환경 관련 연구서들이 1648년 웨스트팔리아 조약 이후 수립된 국민국가(nation-state)의 내부 범위로, 그리고 산업화 이후 '발전'이라는 무분별한 맹신의 결과로 환경의 문제를 파악하는 반면, 이 책 <생태 제국주의>는 이와는 다른 방향틀(즉, 제국주의)로 환경의 '문제'와 '위기'를 조망한다. 즉, 거개의 제국주의 이론이 언급하듯, 타자에 의한 침략, 침투, 팽창과 식민의 역사 속에서 식민 속국들이 겪은 역사적 문제틀로 환경 문제를 직시하는 것이다.
결국 환경의 문제는 인류의 공존공영이라는 중차대한 문제로 귀결된다. 중요한 것은 '지속 가능한 발전'을 지속하면서 후대의 후손들에게 어떻게 하면 이 지구를 좀 더 오래 지속시킬 수 있도록 좋은 상태를 유지시켜 주느냐는 '유산'의 문제인 것이다.
결론적으로 이 책 <생태 제국주의>는 생태와 환경의 문제를 기존의 관련 서적들과는 다르게 보려는 차별적 노력이 돋보이는 책이다. (아니, 생태와 환경의 위기라는 문제를 제국주의라는 패러다임으로 해석하려던 노력이 대체 있었을까?)
환경의 문제는 지구적 문제이다. 그리고 인류 전체의 문제이다. 서구 선진국들과 발전 국가들의 질적인 선진화와 앞선 의식이 환경 문제를 해결하는 단초가 된다고 가정할 때, '기후변화협약 도쿄의정서'에조차도 동의하지 않는 미국과 러시아 등이 과거 군국적 제국주의 열강처럼 식민 속국들을 생태계 파괴로 몰아 넣은 모습들을 재현할 것임은 명약관화하다. 이는 외양만 바꾼 서구 열강의 이기적 제국주의의 현재적 부활이고 인류에 대한 배신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