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게 본 중국의 주택 - 중국의 주거문화 -하
손세관 지음 / 열화당 / 200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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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우연히 이 책을 접하게 됐다. 건축학도도 아니고 건축관련된 일도 하지 않지만 어렴풋이 건축에 관심이 있었고 또 워낙히 잡독을 하는 편이라서 이 책을 선택하면서 주저함은 없었다. 단지 전문가들을 위한 책이며 어쩌나 하는 걱정은 약간 됐지만 많은 삽화와 도판으로 일반인들도 충분히 흥미와 관심을 가질만했다. 중국여행을 가본 적도 없고 해서 내가 아는 중국 주택이란 그저 영화에서 본 단편적인 영상뿐이였다. 이 책에서 소개한 4종류의 주택들을 보고 눈이 휘둥그래진 것은 어쩌면 너무나 당연한 일이었다.

첫번째 중국 주택의 사례로서 사합원이라 불리는 죽국을 대표하는 도시형 주거형식이다. 즉, 가운데 마당이 있고 건물이 그 주위를 둘러싸는 형식을 취하는 주택이다. 중정을 중심으로 생화공간이 배열되는 것은 동양의 주거형식이라고 할 만큼 동양문화권에서는 보편적인 것이지만, 사합원의 경우와 같이 좌우대칭의 완전한 口자형을 이루는 주거형식은 그 사례를 찾기 어렵다.

두번째 사례는 휘주의 주택이다. 휘주는 중국에서도 자연경관이 빼어난 곳이다. 휘주주택의 특이성과 독자성은 우선 천정(天井)이라 불리는 두 층 또는 세 층 규모의 건물로 둘러싸인 일정의 광정(光井)이다. 휘주 주택이 독특한 공간 구성을 취하는 배경에는 이 지역이 지니는 기후조건의 영향을 배제할 수 없다. 휘주는 전반적으로 공기가 습윤하고, 연간 기온 차이가 상당히 심하다. 따라서 겨울에는 추운 바람이 들어오는 것을 막고 내부의 열이 밖으로 발산되는 것을 피하기 위해서 높은 담을 사방으로 둘러쳤다. 또한 휘주는 산지가 많고 평지가 협소한 반면 인구가 많아 두 층 이상의 주거형식이 일반화했을 것이다.

세번째 사레는 황토 고원의 요동이다. 요동은 중국 고유의 동굴 주거를 뜻한다. 황토고원은 겨울이 매우 길고 기온의 일교차가 큰 것이 특징이다.

마지막으로 복건성의 토루이다. 토루는 외부는 두터운 흙벽으로 구축되고 내부는 목구조로 짜맞추어지는 혼합구조를 갖는 세 층 내지 다섯 층 규모의 집합주택이다. 한족의 하나인 객가인에 의해 건축된 토루는 동그란 형태와 사각형의 두 종류의 형태가 있다.
객가족은 독립심과 강한 단결력을 지니고 토착민과는 쉽사리 융화하지 않는 결속력을 갖는 민족으로 유명하다. 이런 객가인의 특성이 반영된 토루는 방어의 목적으로 창과 문이 극히 제한된 두터운 흙벽은 마치 성채와 같은 인상을 주기도 한다.

중국과 우리나라 주거환경에서 여러가지 공통점이 있다고 한다. 우선 주택의 한 가운데에 마당을 두고 건물이 그 주변을 둘러싸는 공간구성을 하는 중정형(中庭型)주거문화를 형성하고 있다. 또한 주택의 구축을 위해서 나무를 사용한다. 물론 중국은 목구조와 벽구조를 혼합하는 방식이 일반화한 반면 우리는 주로 목조를 사용한다는 차이가 있다. 또한 주택 내에서 공간의 우계적 사용이라는 측면에서 유사하다. 즉, 주택 내부에 있어서 남녀와 상하의 구분이 비교적 엄격하게 적용되었다고 할 수 있다. 이는 가부장제를 바탕으로 하는 유교적인 공간질서가 주거공간의 구성에 크게 작용했다는 점에서 일치한다.

하지만 이러한 유사점 이외에도 양국사이의 차이점 또한 명확하다. 중국의 주거환경은 완전하게 폐쇄된 공간구성과 좌우대칭의 축적 구성을 기본으로 하는데 우리의 주거환경은 좀더 개방적이고 자유롭다 할 수 있다.

이렇게 두 나라의 주택에서 보이는 공간구성의 차이를 학자들은 지형적인 이유로 설명하고 있다. 즉 중국의 주요 인구 밀집지역이 평야지대에 있어 환경적으로 개방되어 있기 때문에 주택을 폐쇄적으로 구축한 반면 우리는 산야가 이미 영역감을 주므로 집을 휠씬 느슨하게 배치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단지 이런 이유때문만이 아니라 그곳의 문화적, 사회적 특성을 바타아으로 하고 부수적으로는 기후, 지형, 재료, 구축방식등의 차이에서 기인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이 지형적 특성, 기후조건 등 여러 요인과 상호작용하여 양국 주거형식의 차이를 만들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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