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운 나라에서 돌아온 스파이 동서 미스터리 북스 41
존 르 카레 지음, 임영 옮김 / 동서문화동판(동서문화사) / 200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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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작품이 '다시는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감히 말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이제 그 시절은, 냉전은 끝났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 다음 세대쯤에는 이 소설의 맛이 제대로 이해되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우려 비슷한 것이 잠깐 들기도 한다. 아니,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언제라도 '진짜'의 빛이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이 소설이 끊임없이 읽히고, 찬사를 받고 그 명성을 유지하더라도, 이후에 이런 소설이 쓰여지기는 역시 힘들 것이다.

이 소설의 줄거리는 간단하고 디테일을 이루는 에피소드도 그다지 화려하지 않다. 아마 이 소설의 줄거리르 가지고는 헐리우드 영화 하나도 제대로 만들지 못할 것이다. 그래서 이 소설을 다시 읽는 것은 스토리를 따라가는 일이 아니다. 그래도 이 작품은 다시 읽힌다. 몇 번이고. 이 작품의 힘은 그 문장 하나하나에 있는 것이다. 특히 첫부분, 회색 빛 배경의 베를린 장벽 신은 읽을 때마다 장엄한 음악이 쿵쿵거리며 울리는 듯한 착각을 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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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야 플러스1 동서 미스터리 북스 27
개빈라이얼 지음, 김민영 옮김 / 동서문화동판(동서문화사) / 200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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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 관하여 묻는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가장 재미있는 책'이라고 묻는다면 아마도 나는 이 소설을 꼽게 될 것 같다. 이십 여년 전에 처음 읽은 뒤로 지금까지 수십 번 이상 이 책을 읽었음에도 여전히 지금 손에 들고 아무 곳이나 펼쳐 읽어도 재미있는 책이 얼마나 있을까? 비정함과 처절함으로 가득한 스릴러 계열의 작품이면서도 영국 작가의 작품답게 구석구석에 깔린 블랙 유머와 짙게 배인 페이소스, 정교한 설정과 치밀한 심리 묘사, 그리고 읽을 때마다 가슴이 뛰는 극사실적 표현들... 이 작품의 장점에 대해 장황하게 이야기하는 것은 공허하다. 적어도 하드보일드 계열에 극단적인 거부감만 갖고 있지 않은 사람이라면 이 작품에 만족하지 못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르 카레의 '추운 나라레서 돌아온 스파이', 포사이스의 '재칼의 날', 히긴스의 '독수리 내려앉다'등과 더불어 영원히 고전으로 남을 걸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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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인만 씨, 농담도 잘하시네! 1 리처드 파인만 시리즈 4
리처드 파인만 지음, 김희봉 옮김 / 사이언스북스 / 200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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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고 그럴듯하게 제목을 붙이면 오히려 책을 왜곡되게 소개하는 셈이 되는듯 하다. 뜻은 분명히 맞는데... 그만큼 책의 내용은 가볍고 통통 튄다. 파인만은 미국이 자체적으로 길러낸 첫번째 세대의 물리학자에 속한다. 이 세대부터 미국이 물리학의 중심이 되었고, 파인만이 노벨상을 타게 된 그의 업적이 미국식의 접근방법으로 물리학 이론이 정립되는 첫번째의 경우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물론 그 이후의 물리학은 그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다.

그러므로 파인만이 물론 독특한 천재기는 하지만, 그의 모습은 오늘날 물리학자의, 특히 파인만과 같은 이론물리학자의 전형적인 (내지는 극단적인) 모습이라고 할 수 있다. 전세기의 물리학자들과는 분명 다른. 따라서 이 책에서 학문적인 고뇌와 인생에의 통찰등을 기대한다면, 조금 핀트가 안맞는 일이다. 파인만이 복잡한 문제를 만나면 고뇌하고 괴로와했을까? 아니, 그는 문제를 잘게 쪼개고 분석해서 풀 수 있는 부분과 불명확하게 정의된 부분과 풀 수 없는 부분으로 나누고 풀 수 있는 부분은 풀고 나머지는 그냥 덮어놓았을거다. 물리학의 문제건, 인생의 문제건.

이 책을 재미있게 읽은 사람에게는 이 책의 속편격인 Why do you care what others think? - 번역된 제목은 미스터 파인만이던가? - 도 읽어보길 권한다. 어린 시절과, 특히 아를린과의 사랑 얘기가 자세히 나와있다. 저 제목 Why~도 아를린이 파인만에게 해 준 말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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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녀 이야기 환상문학전집 4
마가렛 애트우드 지음, 김선형 옮김 / 황금가지 / 200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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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에서, 다 헐어빠져서 조잡하게 다시 제본한 책으로 오래 전에 읽었다. 그 초라함이, 읽으면서 느껴지는 황량함에 한 몫을 했는지... 이 소설은 지금까지 읽은 모든 디스토피아 소설 중 나를 가장 암울하게 하고 섬찟하게 한 작품이다. 그 이유 중의 한 가지는 아마도 저자가 여성이라는 이유에서 저 불행한 사회에 반 발쯤은 담그고 있어서가 아닐까. 현재의 세상을 한꺼풀 벗겨보면 과연 이 소설의 모습과 얼마나 다른 것일까.
여성의 문제를 고민하면 자연스럽게 생태학과 환경에 관해서도 생각이 미친다는 걸 자연스레 느끼게 해 주었던 작품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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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너리티 리포트 필립 K. 딕의 SF걸작선 1
필립 K. 딕 외 지음, 이지선 옮김 / 집사재 / 200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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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작품인 스위블부터 읽으면서 놀랍게도 편안하고 행복감이 느껴져서 곰곰히 생각해보니 이런 클래식 SF를 정말 오랫만에 읽어서 그렇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어떻든 SF 팬이라면 꼭 읽어야 한다고 추천하겠습니다. 그래서 웬만하면 안쓰려고 했던 별 다섯 개를 찍습니다.

읽어보신 분들은 다 아시겠지만, 영화는 소설과 별 상관없지요? 물론 설정과, 주요 등장인물들의 '이름'은 이 소설에서 가져갔지만, 스토리는 전혀 다른 작품이 되었지 않습니까? 심지어, 영화 제목은 마이너리티 리포트가 될 이유도 없지요. 원작 소설을 명시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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