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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당신도 살아
오히라 미쓰요 지음, 양윤옥 옮김 / 북하우스 / 2000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그러니까 당신도 살아’라는 책 제목이 이미 이 책의 모든 걸 담고 있다. 사실 이 책은 중학교 때 처음 읽었고 고등학교 때 다시 한 번 읽었다. 그러니까 이번에 읽은 것이 세 번째 읽는 셈이다. 나 자신에게 새로운 각성의 계기를 마련하기 위해 다시 한 번 이 책을 읽고 싶어졌다. 예전에도 그랬지만 역시나 또 단숨에 읽고 말았다. 하지만 몇 번을 읽는다 해도 한 장 한 장 넘길 때마다 깊은 감동에 빠져드는 그런 책이다. 어느 멋진 표현을 쓴다고 해도 일종의 경외심마저 드는 이 심정을 표현할 수는 없을 것이다.
이 책을 쓴 오히라 미쓰요. 그려는 자신의 인생 이야기를 이 책 속에 담았다. 그녀의 삶은 정말 한 인간이 이렇게 파란만장하게 살 수도 있구나하는 것을 보여준다. 그녀는 중학시절에 끔찍한 왕따를 당하고 할복자살까지 기도한다. 하지만 결국 생명을 포기하지 못하고 자살에 실패한 후, 끝없는 밑바닥 인생을 경험하며 방황 끝에 야쿠자의 아내까지 지낸다. 이혼 후 호스티스까지 한 그녀, 한 사람의 인생이 얼마만큼 추락할 수 있는가를 보여주려는 것처럼 정말 참담한 인생이다.
예전에 이 책을 읽을 때는 그녀의 고통을 진심으로 이해하지 못했고 따라서 그녀가 자살을 기도한 것은 단순히 ‘삶이 조금 힘들다고 생명을 포기하는’ 어리석은 짓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제는 나이를 먹고, 그러면서 사회 안에서 느끼는 책임이나 압박감과 많은 경험을 통해서 배운 힘든 세상살이를 생각해보니 얼마나 힘들었으면, 정말 오죽했으면 그랬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특히나 요즘은 모든 것을 다 가진듯한 유명 연예인도 스스로 목숨을 끊고 또 이를 따라 많은 사람들이 자살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우리 모두는 함부로 타인의 인생, 선택을 비웃을 수 없다. 그 사람의 삶을 살아보기 전에는 말이다. 하지만 삶이 힘들다고 여기는 사람들도 주위의 관심과 따뜻한 손길로부터 인생을 헤쳐 나갈 수 있는 자그마한 힘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힘들게 살아가는 사람들, 죽음을 생각하는 사람들로 하여금 희망을 가지고 살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이는 거창한 자선사업도 아니고 어려운 상담도 아니다. 단지 관심을 가지고 몇 마디 따뜻한 말 한 마디라도 해 주는 이웃이 되었으면 한다.
언젠가 영화 라디오 스타를 보면서 가슴에 와 닿았던 대사가 생각이 난다. “ 별은 혼자 빛나는 게 아니라 다른 별의 빛을 받아 빛난다.”라는. 주위를 둘러보자. 우리 모두가 지금의 위치를 지키며 반짝반짝 빛날 수 있는 것은 우리를 비춰주는, 우리를 빛나게 해주는 든든한 조력자가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런 사람을 주위에 간직한다는 것만으로도 얼마나 소중한 의미를 갖는지 깨달아야 한다.
그녀는 자신을 빛나게 해 준 많은 소중한 분들의 역할을 맡아, 이제는 예전의 자신처럼 방황하고 있는 청소년들을 바른 길로 인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과거를 뼈저리게 후회하면서 말이다. 삶의 의미를 잃고 혼란을 겪고 있는 많은 청소년들이 자신처럼 되지 않게 하기 위해. 폭음에 문신, 호스티스 생활 등으로 망가진 그녀의 몸이지만 그녀는 하루하루를 성실하게 사는 것이 삶의 목표라고 말한다. 지금까지 낭비한 많은 시간을 생각하며 이를 더 크게 채우려고 노력하는 그녀의 모습이 무척 아름답다. 아직 많이 미숙한 나지만, 그녀가 전하려는 메시지를 알 것 같다. 그녀가 자신의 목소리로, 자신의 말로써 독자에게 아주 간절하게 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은 주저앉을 때가 아니다. 아무리 힘들고 죽고 싶다 할지라도 지금을 내 인생의 출발점이라고 생각하자. 앞으로 겪어야 할 더 많은 고통이 있겠지만 충분히 견뎌낼 수 있다. 지금까지 지내온 고통도 날 무너뜨리진 못했잖는가.”
그렇다. 아주 잠깐 가져보는 포부일지도 모르지만 나는 다짐하고 싶다. 이제부터 하루하루를 성실히, 진정으로 후회 없는 삶을 살겠다. 한 번도 지금까지 실패한 인생을 살았다고 생각한 적은 없지만, 앞으로는 더 빛나는 삶을 살겠다. 하루하루 피곤하고 지친 몸으로 살더라도, 죽고 싶을 만큼 힘든 그 어떤 시련이 온다고 해도 전혀 걱정할 것 없다. 실수하고 실패한 그 순간일지라도 인생은 지금부터라고 생각하고 다시 힘을 낼 수 있는 강한 사람이 될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