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트] 독립운동 열전 1~2 - 전2권 독립운동 열전
임경석 지음 / 푸른역사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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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사란 무엇인가. 이 질문을 들으면 보통은 시간과 기록, 기억에 관한 상투적인 대답이 들려오기 일쑤이다. 사실 틀린 건 없다. 정답도 없고. 우리 눈앞에 놓여있는 친숙한 사물 하나에서도 수백, 수천 가지의 새로운 의미와 개념이 도출될 수 있는데, 하물며 추상적 단어인 역사의 의미를 찾는 것이야 쉽겠는가. 그러나 어렵다’? 우리나라 사람 대부분, 학생뿐만 아니라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거나 여러 가지 공인 시험, 자격증을 준비하는 사람들은 살면서 적어도 한 번 이상은 한국사를 시험 과목으로써 마주한다. 그리고 책이 너덜너덜해질 때까지 달달 암기하거나 수포자처럼 과감히 역사를 등지는 쪽을 선택한다. 고등학교에 들어서면서 느끼는 자신의 한계와는 다르게, 엄연히 우리가 그 구성원으로서 살아 숨쉬는 역사에 대한 중요성은 여기에서 우리가 풀어나가는 문제집의 한 장처럼 얄팍하게 변해버린다. 다양한 의미를 담고 있다는 것과 어려운 존재라는 의미는 엄연히 다른 뜻이다. 심지어 어렵다는 이유로 역사나 사회, 우리와 같은 사람들이 살았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다가올 미래를 고려하지 않고 지극히 단편적인 행동을 하는 작금 세태를 관찰하다 보면 역사에 대한 무지가 초래한 결과는 두려울 정도다. 이제는 암기 과목으로서의 역사만 떠올리는 시야에서 벗어나, 누군가의 삶이자 죽음, 원한이자 미스터리였던 흐름 자체의 역사를 보아야 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독립운동 열전> 시리즈는 이러한 의미에서 특히 우리나라 사람에겐 감히 함부로 건드려서는 안 될, 성역화된 일제강점기의 역사를 파헤친다. 독립운동가 사이에서 살인이 있었고 국권회복운동이 어떻게 추락했는지, 망명과 암살, 독립운동의 자금으로 주어진 거금과 관련된 습격, 그 배후로서 등장하는 어느 의병투쟁의 거목에 대한 충격적인 서술이 이어진다. 1권에서는 이러한 사건을 중심으로, 2권에서는 인물을 중심으로 주목하여 독자에게 능동적으로 당시에 대하여 생각할 여지를 남겨두기 때문에 역사에 대하여 주체적·비판적으로 바라보는 데 익숙하지 않은 학생이나 성인들에게 추천하기 좋은 도서라고 느꼈다. 그중에서도 내게 큰 충격을 주었던 대목은 1권의 김립 암살 사건과 15만원 사건에 대한 기록과 자료들이었다. 학생일 적, 역사 강의를 들을 때 선생님께서는 조는 아이들을 위해 비밀을 알려주듯 역사에 대한 숨겨진 이야기들을 야금야금 꺼내어 들려주셨다. 당연히 독립운동가 사이의 내분과 그들 사이에 존재했던 지역, 신분 차별 등 차이로 인한 독립운동의 어려움도 있었다. 하지만 나는 미디어에서 내세운 캐치프레이즈 그럼에도 정의는 승리한다!’처럼 그들이 대한제국의 독립이라는 큰 뜻 앞에서 화해나 용서를 나누었을 줄만 알았다. 동시에 그런 그들이 한심스럽기도 했다. 그러나 이 책을 읽으면서 그들의 경계와 어려움, 결코 양보할 수 없는 대립의 근원을 분석한 글을 이해하며 이해나 공감이 결여된 단편적 시각이 얼마나 무시무시한 오만을 내포하고 있는가 돌아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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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채 3부작
막상스 페르민 지음, 임선기 옮김 / 난다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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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도 눈앞에 생생히 떠오르는 작품이 있다. 액자 속 세상과 액자 밖 세상과의 경계를 짐작하기 어려워 길을 잃기 쉬운 피그먼트 프린트(Pigment print) 작품이다. 작품과 교감하는 사람들을 4차원의 시공간에서 농락하듯, 뿌연 안개 속 세상을 카메라에 담은 민병길 작가의 <질료들의 재배치(안개)>는 작품을 처음 보게 된 지 2년이 지났지만 하나의 이미지가 되어 나를 놔주지 않고 있다. 과거처럼 몇 가지 색을 만드는 데 제약이 따랐던 것도 아니고, 이렇게 형형색색의 아름다움이 넘치는 세상에서 살고 있는데도 무심코 흑백의 세상에 눈길을 뺏기고 만다. 사람들과 대화할 때, 각자 좋아하는 색을 꼽아보라 하면 갖가지 색이 등장한다. 타오르는 불처럼 새빨간 색, 어느 여름 바닷가에서 마주한 파랑. 물론 흑백도 자주 등장하긴 하지만 색을 만끽할 수 있는 사람들에게 그들의 눈 앞에 펼쳐지는 아름다운 세상은 골라잡을 수 있는 뷔페 같아서 그들의 마음에 저마다 잊지 못할 이미지를 남긴다.

  색채의 마술사, 막상스 페르민은 그런 이미지와 색상 간의 관계에 집중해 이야기를 이끌어나간다. <>은 승려의 아들 유코가 하나의 진정한 시인이 되기까지, 또 그런 유코가 눈먼 나쓰메 소세키의 제자가 되어 그의 이야기를 통해 자신의 예술에 색을 입히는 과정을 배워나간다는 간단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렇게 놓고 본다면 단순한 단편에 불과하지만 미하엘 엔데의 <끝없는 이야기>가 동화의 형식을 빌려 새로운 세상을 그려내는 것처럼 <> 역시 우리의 세상에 잠시 왔다 가는 하얀 눈이 무엇을 담고, 어떤 의미로 거듭나는지 겨울밤 눈 내리는 소리처럼 조용히 전개된다.

  처음 나는 이 책을 접하며 상당히 당혹스러움을 느꼈다. 소설이지만 시처럼 함축적이었고 이야기지만 실존했던 인물이 등장했기에 상당히 종잡을 수 없는 무언가를 보는 느낌이었다. 어쩌면 어릴 때 처음 장갑을 끼고 눈을 뭉치려다 번번이 흩어져버려 실패한 것처럼 장을 넘길 때마다 내가 읽어나가는 사이에 혹여 이전 부분이 녹아 없어지진 않았는지 나도 모르게 걱정하고 있었다. 몰입과는 다른 느낌이었다. 흥미진진하다거나 손에 땀을 쥐게 한다기보다 하나의 모래시계를 앞에 두고 책을 읽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루함에 언제 시간이 지나가는지 무심코 세어보는 것과는 다른 이야기이다. 아직도 정확히 표현할 수는 없지만, 여하간 눈으로는 유코의 의식을, 신비로운 여인을 좇으며 마음으로는 끊임없이 내 안에서 새고 있는 그 무언가를 걱정하게 되었다.

  한때는 나도 시를 써보려고 애썼던 적이 있었다. 계절의 변화와 사람들의 생활 속에서 아름다운 이야기를 포착해 한 편의 글로 남기고자 했었다. 안타깝게도 글 무덤만 남겼지만 말이다어떻게 보면 앉아서 글만 쓰는 쉬운 일이지만, 한편으로는 시가 어떤 예술보다도 어렵고 위험하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기에 더욱 걱정되었다그래서 더욱 유코가 시인의 길을 택해 어떤 결말에 닿을지 조마조마한 심정으로 지켜보았다. 소세키 선생과 니에주(Neige)가 지나온 길을 답습할까? 그들과는 전혀 다른 길을 택할까? 멀리서 눈을 보면 매우 푹신해 보이지만 그 밑에 무엇을 품고 있는지 알 수 없기에 위험하다. 니에주가 돌아간 길은 그런 위험이 내재한 예술이었다. 소세키 선생은 그녀의 모습을 재현하기를 반복한 끝에 실명하게 된다. 설맹증의 일종이겠지만 소세키 또한 니에주처럼 위험한 아름다움을 포기하지 못하는 사람이었기 때문에 어떻게든 위험이 그를 찾아왔으리라 짐작했다. 그런 그에게서 배우며 사랑을 알고 잃는 경험을 한 유코가 그들 따라 극단적인 선택을 하면 어쩌나 염려했다. 하지만 이 작품이 결과보다는 눈 위에 찍힌 발자국을 보여주듯, 나도 유코가 결말에서 어떤 삶을 택했는지는 차치할 것이다. 이 작품은 그런 이야기이다.

  아슬아슬한 불안감과 사랑에 대해 포근함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모순적인 작품이지만 작가에게 붙은 수식어를 고려해볼 때, 이처럼 색을 잘 연상시키는 작품이 더 있으리라고는 생각치 않다. 같은 세상에서 눈을 뜨고 감건만, 어떻게 그만 이렇게 강렬한 색을 뽑아낼 수 있을까? 어떻게 우리는 그가 작품을 쓰지 않으면 그가 보는 세상을 볼 수가 없을까? 나는 책을 읽다가 그 답을 찾았다. 그러고 보면 과유불급이라는 말이 있잖은가. 어쩌면 우리는 너무나도 다채로운 색의 세상에 파묻혀 살아 마음의 눈이 멀었는지도 모른다. 눈 속에 파묻혀 있던 여인과 그에게 닿기 위해 눈부신 세상에서 벗어날 수 없었던 소세키처럼 무언가에 닿기 위해서는 다른 하나를 포기해야 했다. 시인이 되기 위해 마음에 색을 입히는 훈련을 했던 어느 청년은 그것이 자신의 색이 아님을 알아야 했다. 그 사실을 깨닫기 전까지 그는 한참을 울었다.


그리고 서로 사랑했다. 줄 위에 머물러 있었다
눈으로 지어진. - P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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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민석의 그리스 로마 신화 대모험 2 - 열두 신의 귀환 설민석의 그리스 로마 신화 대모험 2
설민석.남이담 지음, 이미나 그림, 김헌 감수 / 단꿈아이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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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의 가치라는게 남들이 모르는 걸 알 때 더욱 빛난다고 하죠? 특히 인문학 지식이 결여된 사람이 많은 요즘, 민석쌤과 신해라 가족의 이야기를 통해 자연스럽게 그리스로마신화를 배우게 하면 아이의 상식 함양에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아요. 헤라와 포세이돈에 이어 다른 신들의 이야기도 기대돼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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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모르는 이야기 교유서가 산문 시리즈
황시운 지음 / 교유서가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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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제부터인가 책을 고를 때면 이리 재고 저리 재기 시작했다. 치솟는 물가 때문인지, 아니면 어느새 변해버린 나의 시야 때문인지는 모르겠다. 다만 확실한 것은 더 이상 어릴 때의 그 순수한 눈으로 책을 고를 수만은 없게 되었다는 사실이다. 소설보다는 문제집과 경제서를 더욱 선호하게 되었으며 어쩌다 흥미를 끄는 제목에 발걸음이 멈춰도 쉽사리 손이 나아가질 않는다. 그것 때문이었을까? 책을 읽지 않게 된 나는 어느새 세상의 모든 소식에 화들짝 놀라기 일쑤였다. 뿐만아니라 미디어가 의도한 혐오와 증오를 착실히 내뱉었으며 고작 10분 남짓한 영상조차 집중하기 힘들어 눈동자를 이리저리 굴리고 [빨리 감기]를 연타하는 어른이 되었다.

  어릴 때의 나는 이런 어른이 되리라고는 꿈에도 몰랐다. 아니, 될 가능성은 열어 두었으나 차라리 그럴 바에는 내 손으로 생을 마감해 추한 몸뚱이를 세상에서 치워버리자라고 생각하기까지 했으니, 9살의 내가 이 모습을 본다면 놀라다 못해 뒤로 넘어갈 것이라 단언할 수 있다. 당연한 소리겠지만 그 누구도 미래에 자신이 어떻게 되어 있을지 상상하지 못한다. 행복한 가족을 꿈꾼다고, 명문 대학을 나와 승승장구하는 출세 가도를 걷기를 원한다 해서 우리 또한 그 빛나는 세상 속에 바로 합류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하긴, 그래서 더욱 기를 쓰고 살아가는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그렇지만 이러한 노력은 모두 그 꿈에 도달할 수 있으리라 믿기 때문에 지속된다. ‘플라세보 효과가 엄연히 존재하는 세상이니만큼 희망의 힘은 무궁무진하다.

  <당신이 모르는 이야기>는 황 시운이라는 한 사람의 이야기이지만 앞서 언급했던, 이런 어른이 되어버린 우리의 이야기들을 포함하고 있다. 너무 솔직한 나머지 어머, 뭐야? 구역질 나게!”라는 말을 누군가의 귀에 들리도록 서슴없이 내뱉고 술에 취해 함부로 폭언을 내뱉으며 시비를 거는 형편없는 우리 세상을 여과 없이 보여준다. 그렇다고 해서 사회에 거창한 메시지를 던지는 것은 아니니 긴장할 필요 없다. 꿈속에라도 나올법한 몽환적인 표지를 바라보다 보면 순수한 호기심이 일어, 책을 집어 들게 되는 것처럼 가벼운 마음으로 책장을 펼치기 시작하면 어느 순간 고개를 파묻고 몰입해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나는 책이건 영화건 어떤 작품을 접하기 전까지는 그것에 대한 정보를 완전히 차단한다. 혹여 줄거리나 감상에 방해가 되는 중대한 스포일러를 접하게 될 때에는 이전의 나와는 전혀 다른 감상을 남길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처음 <당신이 모르는 이야기>를 읽기 시작했을 때에는 한동안 큰 충격에 휩싸였었다. 나도 모르는 사이 흘러나온 똥을 뭉개고 앉아서 엄마를 기다린다.’라는 구절로 시작되는 작가의 절망과 무력감, 깊은 슬픔이 방어할 새 없이 내게 들이닥쳤기 때문이었다. 저마다의 아픔을 가진 사람, 그리고 그 아픔을 글로 표현한 수기들을 제법 읽었다고 생각해왔지만, 이 작품을 접하고 내가 얼마나 무지했는지, 또 오만했는지 뼈저리게 느낄 수 있었다. 그동안 나는 <네 손가락의 피아니스트 희아의 일기>라던가 <지선아 사랑해> 같은 수필들을 읽으며 장애에 대해 너무 순진한 시선을 가져왔다. 장애가 있다면 그에 따르는 고통과 차별, 혐오가 가져온 슬픔이 있기 마련임에도 이를 담담히 풀어내는 사람들을 보며 그 고통이 얼마나 큰지는 고려하지 못했다. 글을 쓰며 얼마나 걸러진 아픔이 있을지 떠올리지 못하고 그저 기계적으로 읽기만 했으니, 나도 모르는 사이에 스쳐 지나간 구절들이 아쉬울 따름이다. 그런데 어째서 나는 지금에 이르러 공감에 대한 잘못을 깨닫게 된 것일까.

  각각의 작품이 가진 개성과 매력이 있겠지만 <당신이 모르는 이야기>가 산문집으로서 가진 특징을 꼽자면 단연코 그 첫 번째는 내 것처럼 생생히 전달되는 흡입력이다. 사고 이후 주기적으로 찾아오는 고통과 달라진 신체를 어찌하지 못하고 장애와 씨름하는 삶, 그리고 달라진 세상의 대우를 접할 때마다 얼굴이 화끈거렸다. 세상에 실망한 적이 한 두 번은 아니었으나 아직도 이런 무지함과 편견을 서슴없이 드러내는 사회일 줄은 몰랐기에 더욱 자신과 사회 모두가 수치스러웠다. 휴식 시간을 갖기 위해 책을 들고 카페로 들어왔지만, 작가의 달라진 눈높이를 따라다니는 동안 세상이 너무 야속해 쉴 새 없이 고개를 쳐들기에 십상이었다. 책을 읽다 갑자기 한숨을 푹푹 쉬고 홧김에 왈칵 쏟아지려는 눈물을 참으려 천장을 뚫어져라 쳐다본 어느 손님 때문에 바리스타와 다른 손님들은 차를 마시다가도 그 손님을 흘끔흘끔 훔쳐보았을 것이다. 그만큼 이 책에 나타난 고통은 생생하고 현실적이어서 읽는 것조차 쉽지 않다. 화장실 가는 것조차 제 손으로 할 수 없어 엄마의 도움을 받아 연명하는 삶, 더 나아가 부모조차 이 일을 할 수 없을 정도로 노쇠하게 된다면 내 삶은 어떻게 될 것인가에 대한 두려움과 자신의 처지에 대한 끝없는 절망 등. 폭풍처럼 몰아치는 삶의 고달픔이 물귀신처럼 작가의, 그 시선을 함께 보고자 하는 독자의 두 다리에 붙어 있다. 언제나 같은 괴로움이 찾아온다면 차라리 기대라도 하지 않고 바위처럼 견뎌내려는 엄두가 나겠다만, 똥이 인생을 뒤흔드는 이유가 될 거라고는 살아오는 동안 한 번도 생각지 못한 것처럼 작가는 사고 이후 한순간에 연약한 아이가 되어 가족과 주변 사람들에게 의지해야만 하는 처지에 놓인다. 타인과 함께 해야 하는 삶은 그 누구보다 끈끈한 삶이 될 수도 있지만 타인이 누구인가에 따라 한동안 쉽게 벗어나지 못할 혼란과 두려움, 그로 인한 움츠러듦을 갖게 될 수도 있다.

  인간이 영장류의 왕이니 어쩌니, 했으면서, 그 인간은 다른 동물이라면 여의찮을, 때때로 우리 인생에 갑자기 튀어나온 돌멩이 같은 사소함에 심하게 앓는다. <그래도, 아직은 봄밤>에 등장하는 인물들처럼 남들만큼만살길 바라면서 그 범주에 흠은 포함되지 않는다. 작가는 사고를 겪기 이전에야 비로소 스스로 만족할만한 성과를 냈다. 그 성공이 너무 기쁜 나머지 달밤을 즐기고자 했을 뿐인데 인생이 송두리째 바뀌어야 했다. 그 모습을 보며 삶이 불공평하다고 계속해서 되뇌었다. 비단 신체뿐만 아니라 성별, 빈부, 국적이나 인종 그 모든 것이 불공평하게 이루어져 있고 돌아간다. 누군가는 삶이 무료해 미칠 지경이라 모든 것을 갖고 태어나도 만족하지 못해 퇴폐 향락적 행락에 절어 살아가는데 그 십분의 일 만큼을 바라는 누군가에겐 아무리 발버둥 쳐도 좀처럼 세상에 빛이 들지 않는다. 삶은 아름답지 않지만 살아가야 하므로 사는 것이라는 문장이 떠오른다. 세상은 비겁하다. 결함이 있다면 그 결함을 보완해나가는 것이 옳은 방법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으면서 가장 약한 가난한 사람, 차별받는 사람, 장애인들과 같은 약자를 먼저 밀어낸다. 그뿐만 아니라 장애인인 사람과 함께하려는 사람들까지 그 ''을 넘으라 명령한다이 책은 그런 세상의 모순을 작가의 눈으로 첨예하게 보여준다.

  작가의 말에 따르면 <당신이 모르는 이야기>는 극적이지도 문학적 가치가 있었는지도 않다고 한다. 하지만 작가 본인을 조금씩 치유해 다시 스스로 다독일 수 있게 해준 책이라 했다. 모든 것은 사람을 위해 존재한다. 그리고 그 본분을 다했다면 충분히 가치 있는 작품이 아닐까. 바람이 분다. 그 바람이 너무도 차가워 눈물이 나올 것 같았지만 앞으로 걸어 나가기로 했다.



사람이란 아무리 절망적인 상황에 던져져도 적응하라고 그 안에서나마 작게라도 즐거움을 찾아내기 마련이다. - P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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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을 위한 레이 달리오의 원칙 - 일과 삶의 성공을 위한 나만의 원칙 만들기
레이 달리오 지음, 조용빈 옮김 / 한빛비즈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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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플한 표지부터 마음을 잡아끈다고 느꼈는데, 21세기의 선도자 레이 달리오의 책이라고 생각하니 이제 좀 이해가 갑니다. 어쩌면 이 책이 ‘나만의 원칙‘을 표방하고 있는 만큼 여백을 제시하고 내가 채워나가는 것이라는 의도였을지도 모르겠네요. 성공하는 명사들의 원칙을 내것으로.. 제법 탐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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