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트] 길상문연화루 상·중·하 세트 - 전3권
텅핑 지음, 허유영 옮김 / 문학동네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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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평 중에 "삶은 이연화처럼, 내려놓을 것은 내려놓아야 한다. 죽음은 매장소처럼, 지켜야 할 것은 지켜야 한다."라는 평이 있는데 이 평이 <길상문연화루>를 읽게 만들었다.

(표지가 예쁜 것도 물론 있지만!)

첫 시작은 종주님이었지만 그 끝은 이연화의 행복을 바라는 마음만이 가득했던 <길상문연화루>

올여름휴가를 함께한 약 1400페이지의 책으로 상, 중, 하로 나누어진 이 무협추리소설은 상권 분량만 무려 600페이지에 달한다.

<길상문연화루>는 신의로 알려진 이연화가 강호에서 일어나는 온갖 사건들을 추리해나가는 소설이다. 하지만 정작 이연화는 의술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자였지만 주변인물들은 그를 강호 제일의 신의라 생각한다.

3권 내내 이연화는 온갖 사건에 휘말리면서 독자에게 이연화가 사실은 적비성과의 싸움에서 행방불명 된 무림의 절대 고수 이상이라는 걸 보여준다.


사건을 해결하는 동시에 이상이였던 그의 흔적도 하나 둘 나타나기 시작한다.


누가 봐도 이연화가 이상이라는 걸 초반부터 드러내고 시작하는 소설이기에 주인공이 주는 큰 반전은 없다. 분량 역시 추리가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해서 적비성, 각려초 같은 인물과 이상이 자체에 대한 이야기는 적다.

무림의 절대 고수가 한순간에 모든 걸 잃고 이층누각만 가지고 시작하는 이야기라지만 과거 이야기의 비중이 너무 없다. 이 부분이 조금 아쉬웠던 점!

하지만 추리만큼은 큰 장점이었다. 정말 상상치도 못한 사건들이 일어나고 오로지 논리로만 추리하는 이연화를 보면 감탄만 나온다. 하지만 끝날 때까지 이런 패턴이라 중반부부터는 조금 지루하게 느껴진다.

그래도 가장 재밌게 읽은 부분은 중中권의 「제10장 인피에 수를 놓다」였다. 한자의 특징을 추리에 잘 접목시킨 부분이라 같이 추리하면서 읽게 된다. 거기에 그림까지 같이 보여줘서 이해하기가 쉬웠다.

강호에서 일어나는 일들이라 그런지 생각보다 잔인하기도 했지만 이상이와 이연화가 동일 인물이지만 정반대의 인물이란 점, 거기에 시한부 인생을 사는 이연화까지. 읽는 동안 이연화를 비롯해 감초 같은 역할을 하면서 이연화와 케미를 뽐내는 방다병까지 정이 많이 들었다.

귓가에 "얼어 죽을 이연화"가 들리는 듯한 기분이다.

그러나 이 소설이 해피엔딩인지, 새드엔딩인지 정확히 말을 할 수가 없다.

모든 일이 평안해졌으니 해피엔딩인가..? 하지만 이연화는...

등장부터 이연화의 몸은 이미 시한부인생이란 걸 알려주고 시작하는데 결말에 가서도 몸상태는 악화만 되지 크게 나아지질 않는다.

드라마가 방영 중이라던데 엔딩 각색을 어떻게 했을지 궁금하다. 이연화가 온전한 정신으로 헛것도 안 보고 편안한 삶을 살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제발)

약 1400페이지 동안 추리로 가득한 추리소설과 무협이 만나서 색다른 느낌의 책을 읽고 싶은 사람에게는 추천하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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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해 악마학 에이케이 트리비아북 AK Trivia Book 12
쿠사노 타쿠미 지음 / 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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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탄이란 존재는 처음부터 대마왕은 아니었다.
- 진짜~!?



도서관에서 발견한 책인데 생각보다 탄탄한 구성이라 놀랐다.
악마를 한 면만 보는 게 아닌 신학적 측면에서 악마의 위치, 역할, 계급, 목적 등을 다루면서 소환술이나 솔로몬의 악마들까지 싹 정리를 해준 책이다.

게다가 정말 친절하게 한 쪽은 서술을 하고 다른 한 쪽에서는 일러스트로 한 번 더 정리를 해준다.
꽤나 귀여운 일러스트가 요점정리마냥 정리를 해주니 더욱 즐겁게 읽게 된다.

아는 악마라고는 루시퍼뿐이었는데 생각보다 많은 악마가 존재하고 이 안에서 계급이 있고 역할이 있는게 놀라웠다.
게다가 ~의 악마학, 악마론 등 수많은 사람들이 연구한 악마와 성서 속 악마와의 차이점도 보여준다. 정말 악마에 대한 모든 것이 이 책에 실려있는 것 같아서 창작을 하는 사람이 읽으면 좋을 것 같다.

신이 유일한 절대선이기 위해 악마가 절대악이 되었지만 악마 입장에서는 집에서 자다가 절대악이 된거면 어쩌지
악마 : (억울)

이러나 저러나 악마는 언제나 흥미를 유발하는 존재같다. 이야기 속에 없어도 문제는 없지만 막상 없으면 밋밋해지는 존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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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읽은 에다 이야기! 도서관에서 빌려서 읽은 책이지만 소장하고 싶은 마음이 솟구친다.

게르만 신화의 원형을 읽을 수 있어서 읽는 내내 재밌고 행복했다. 그리스 신화에 뒤지지 않는 게르만 신화.

하지만 기독교적 색체가 들어가 있는 점은 조금 아쉽다. 하지만 책에 나오듯이 게르만인들이 독자적인 문자 문명을 충분히 갖지 못했고, 알파벳이 전파된 후에 본격적으로 기록되기 시작했고 이것이 기독교 전파와 맞물려있다는 걸 보면 어쩔 수 없었을 것 같다.

그래도 기독교의 개입이 없는 게르만 신들을 만났다면... 아쉬운 마음은 어쩔 수 없나보다.

이 책은 1부와 2부로 나뉜다. 1부는 귈피의 흘림, 2부는 스칼드의 시 창작법.

1부인 귈피의 흘림에서는 게르만 신화의 창세기부터 종말까지 문답형식으로 소개된다.
2부인 스칼드의 시 창작법은 1부에서 소개되지 못한 신화가 소개된다.
그러면서 생소한 케닝을 언급하면서 케닝의 매력에 빠지게 만든다. 케닝은 그 당시 북유럽 시 문학의 비유법이다.

시 문학을 크바시르의 피, 난쟁이의 꿀술, 오딘의 꿀술 등으로 부르는 것처럼 생소하지만 그 안에 하나의 이야기가 있는 케닝을 읽는 게 즐거웠다.

그리스 신화만큼이나 게르만 신화, 북유럽 신화도 많이 접할 수 있으면 좋겠다.





- "그대가 들은 것을 이제 잘 활용하기를" - P133

하룻밤이 길다.
둘째 밤이 길다.
어떻게 사흘 밤을 애타게 기다릴 수 있을까?

내게는 이 한나절 결혼식 밤이
한 달보다 더 길게 느껴질 때가 자주 있구나. - P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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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살로 읽는 세계사 - 중세 유럽의 의문사부터 김정남 암살 사건까지, 은밀하고 잔혹한 역사의 뒷골목 테마로 읽는 역사 5
엘리너 허먼 지음, 솝희 옮김 / 현대지성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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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세 유럽 왕실을 중심으로 여러 독살 사건을 소개해 주면서 당대의 검시와 현대의 진단까지 알려주는 책으로 중세부터 현대까지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현대 부분은 꽤나 최근에 자행된 러시아 독살과 김정남 암살 사건 역시 소개한다.


중세 유럽은 위생관념이 없던 시절이라 읽는 내내 책에서 냄새가 나는 것 같았다. 글이 당시 상황을 세세하게 표현했기에 다 읽고 나서는 중세 유럽 왕실에 대한 이미지가 '화려함'에서 '더러움'으로 바뀌었다.

베르사유 궁전이 공개된 화장실이라고 생각하면... 앞으로 베르사유 궁전을 볼 때마다 눈가가 찌푸려질 것 같다.


위생관념이 없던 시절은 정말 너무 혹독하고 살아남기가 쉽지 않았을 것 같다. 의사마저도 수술을 하는데 손을 씻지 않고 수술을 했으니 말이다. 의사가 사람을 살리는 게 아니라 죽이는데 더 일조를 많이 했을 것 같았던 중세


과거에 자행된 독살을 미디어에서 다루는 것만큼 먹자마자 바로 반응이 오지 않는다고 한다. 천천히 시간을 들여서 우선 중독되게 만든 다음에야 그 반응이 나타난다던데 책에서 살펴본 독살 사건은 독살인 것도 있지만 위생문제로 인해 생긴 것도 있고, 무지에서 비롯되어 자신도 모르게 중독된 것(화장품 같은 것들)도 있었다.


 많은 독살 사건들이 알고 보면 저마다 다양한 이유를 가지고 있는데 이것보다 신기했던 것이 현대의 유골 발굴이다. 이 유골을 발굴해 사인을 알아낸다는 것에 더 놀라웠다. 의학과 과학의 발전으로 과거에 어떤 일이 있었고, 어떻게 중독되었는지를 알 수 있다는 게 볼수록 놀랍다. 더군다나 나름 온전한 상태로 발굴이 되어야 사인을 알 수 있는데 그 시대 사람들이 지금까지 땅에 온전히 묻혀있었다는 게 한편으로 소름이 돋았다. 얼마나 많은 이들이 땅에 누워있는 것일까....


은근히 많은 양(약 350페이지)이지만 세계사라기보다는 서양사에 더 가까운 책인 것 같았다. 서양사에서도 유럽사에 더 가까운 책이지 않을까?


여러 사건들을 잘 정리한 책이지만 현대에 와서 김정남 암살 사건을 제외하면 대부분이 유럽사에 해당하는 사건들을 다루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도 저자가 독살에 대해 많이 연구한 사실이 보이는 책이다.

부검 결과만을 얘기하지 않고, 당대의 이해관계마저 설명해 주기에 유럽사를 기본적으로 알고 있으면 읽기가 더욱 수월했을 것 같다. 여러 이해관계 속에서 발생한 독살 사건들이기에 배경지식이 있다면 더 쉽고 흥미롭게 읽을 수 있을 것 같은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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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친
요시모토 바나나 지음, 김난주 옮김 / 민음사 / 199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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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시모토 바나나의 『키친』은 세 편의 단편이 실려 있다. 첫 번째는 「키친」, 두 번째는「만월」, 마지막 세 번째는 「달빛 그림자」로 구성되어 있다.

「키친」은 주인공인 미카게가 할머니를 여의고 난 후 이별을 치유하는 과정을 담아냈다. 미카게가 할머니를 떠나보내고 당분간 유이치의 집에서 지내게 되면서 상처를 보듬어 간다.

「만월」은 「키친」과 이어지는 내용으로 유이치의 엄마이자 아빠인 에리코의 죽음으로 다시 미카게와 만나면서 상처를 치유해 간다.

마지막인 「달빛 그림자」는 위의 두 내용과는 이어지지 않는다. 새로운 주인공이 등장하면서 연인을 잃고 난 후의 과정을 보여준다.

『키친』은 가족과 연인, 사랑하는 이를 잃고 남겨진 이들의 아픔과 상실감을 치유하는 과정을 담담하고 잔잔하게 보여준다.

할머니를 여읜 미카게, 엄마이자 아빠인 에리코를 여읜 유이치, 그리고 연인인 히토시를 잃은 사츠키, 형과 연인을 동시에 잃은 히라기는 각자의 방식으로 아픔을 받아들이고 극복한다.

언젠가는 모두가 산산이 흩어져 시간의 어둠 속으로 사라져버린다. -30p


깨끗하게 치워진 내 방을 비추는 햇살, 거기서 이전에 살았던 집 냄새가 났다.

부엌 창. 친구의 웃는 얼굴, 소타로의 옆 얼굴 너머로 보였던 대학 교정의 싱그러운 녹음, 밤늦게 거는 전화 저편에서 들리던 할머니의 목소리, 추운 날 아침의 이불, 복도로 울리는 할머니의 슬리퍼 소리, 커튼의 색……다다미……벽시계.

그 모든 것. 이제 거기에 있을 수 없어진 모든 것. -46p

신이시여, 아무쪼록 살아갈 수 있도록. -50p


히토시가 죽고 난 후 사츠키는 매일 아침 조깅을 한다. 어느 날은 조깅을 하다 알 수없는 사람인 우라라를 만나고 달빛 그림자라는 제목만큼 우라라는 동 트기 전, 새벽에 강 근처에 오면 만나고 싶어하는 사람을 만날 수 있다고 말해준다. 백 년에 한 번뿐이라는 말과 히토시와 제대로 된 인사 없이 헤어진 사츠키는 그 자리에 나가게 된다. 그리고는 히토시를 만나고 안녕을 고하며 영원한 작별을 맞이한다.

약간의 판타지가 첨가된 소설이지만 그 와중에도 우라라가 너무 신비한 존재로 나온다. 하지만 우라라 역시 사랑하는 사람을 잃고 한 번이라도 보고싶은 마음에 이곳저곳 떠돌던 사람이었다.

상실의 아픔을 잔잔하게 치유하는 과정이 억지스럽지 않아서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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