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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과 시간의 알레고리 - 빛으로 그려진 영원의 시퀀스, 사랑으로 읽는 50개의 명화
원형준 지음 / 날리지 / 2025년 2월
평점 :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 받아 읽고 쓴 주관적인 글입니다*

사실 용어나 개념을 몰라도 그림을 감상하는 데는 아무 문제가 없다. 14p
사람과 분위기에 휘둘리지 않고 혼자 그림을 감상하는 시간을 주는 것, 그건 꽤 괜찮은 그림 감상법일지도 모르겠다. 445p
책 한 권으로 떠나는 서양 미술관 여행
표지부터 너무 멋있다. 겉표지를 벗기면 유광표지가 나오는 것도 예사롭지 않은데 그 표지마저 명화라 겉표지를 벗기고 책장 위에 올려두면 책장이 아니라 미술관이 된다.
솔직히 서양미술사를 들으면 용어 자체가 생소해서 머리가 지끈거리는데 이 책은 저자가 앞에서도 말했듯이 그림의 의미와 상징 등에 집중한 책이라 편하게 읽을 수 있었다.
게다가 미술관에 가서 해설을 들으며 작품을 감상하는 기분이라 한결 더 마음이 편했다. 그리고 여러 작품 속에서 시대에 따라 사랑이 어떻게 변화하고 작품에 표현됐는지도 알 수 있어서 친절한 해설가와 함께하는 세계 미술관 여행을 하는 기분이었다.
심지어 그 양도 많아서 책을 읽으면 50개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50개의 작품이라 5작품씩 10관에 걸쳐서 즐길 수 있다. 목차 역시 1관, 2관 식으로 표현하고 있다. 이런 세세함 덕에 더욱 더 미술관에 간 기분이 든다.
목차 순서대로 읽어도 좋고, 마음이 끌리는 관부터 읽어도 좋다. 하루 한 작품만 감상해도 좋고 여러 작품을 감상해도 좋다. 얼마나 자유로운 책인가, 순서에 얽매이지 않아도 된다는 건 정말 좋은 일이다.

여러 작품과 함께 세세한 설명과 그 안에 담긴 의미를 알고 나니 작품이 더 새롭게 느껴졌다. 책을 읽기 전에 서양 미술 작품을 보면 '와, 사진 같다.', '이 시대에 어떻게 이런 그림을 그렸지?'하는 단순하고 단편적인 감상만 하고 지나쳤는데 이제는 작품을 보는 눈이 조금은 깊어진 것 같다.
만약 책에서 소개하는 <타오르는 준>을 책을 읽기 전에 봤다면 '우와, 일요일 오후 2시에 낮잠 자는 것 같다.'에서 감상이 끝났을 거다. 하지만 작품 속에 그려진 독성 강한 꽃 올리앤더로 인해 작품 속 인물이 꽃의 독성에 감염되어 죽어가는 모습일 수도 있다는 걸 읽고서는 어딘가 섬뜩한 느낌이 들었다. 단순히 낮잠 자는 모습인 줄 알았는데 잠이 죽음과 연결되는 상황이라니... 하지만 다르게 생각하면 작가가 생각한 죽음은 잠에 든 것처럼 편안한 모습을 지닌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앞으로는 작품을 볼 때 구석구석까지 살펴보게 될 것 같다. 서양 미술이 이토록 재밌었다니.
그동안 밤마다 나를 미술관으로 데려다 준 책인 <사랑과 시간의 알레고리>
서양미술에 관심이 있는 사람, 서양미술과 친해지고 싶은 사람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