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아이
로미 하우스만 지음, 송경은 옮김 / 밝은세상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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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교통사고가 나서 실려온 금발 여성이 실종된 지 14년이 지난 여대생 레나와 인상착의가 비슷하다. 레나의 부모는 한달음에 달려왔으나 그녀는 레나가 아니었다. 그런데 같이 온 13살 여자 아이 한나가 레나의 어릴 적 모습과 똑같다.


교통사고가 난 그녀는 야스민. 감금 4개월 후 도망쳤다. 야스민은 두 아이의 '엄마'로서 삶을 강요 받으면서 오두막에 감금당한 과거를 언론 등을 통해 알리고 싶지 않아하는 범죄 피해자이면서도 유일한 목격자다. 레나의 아버지는 야스민에게 진실을 듣고 싶어하지만 만날 수 없다. 한나는 레나의 아이지만 야스민에게 엄마라고 부른다. 그 속의 진실은 무엇일까.


아이들의 세상은 부모가 전부였다가 점차 넓어진다. 더 많은 경험과 생각들이 많은 걸 깨닫게 한다. 그런데 열쇠구멍으로만 세상 밖을 본 아이들은? 감금하는 '아빠'가 나쁘다거나 도망치고 싶어하는 '엄마'가 안타깝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한나는 야스민이 정해진 규칙을 어기면 '멍청해서' 그렇다고 생각하고, 구타는 당연한 처벌이라고 생각한다. 아이가 접하는 모든 세상이 한 사람으로부터 비롯됐다는 게 이렇게 무섭다. 한나의 생각이 문득문득 섬뜩하면서도 안타깝다.


야스민과 한나, 그리고 레나의 아버지 등의 시점으로 그려진 소설은 결말을 계속해서 궁금하게 만든다. 하지만 결말보다도 마지막 에필로그가 더 인상적이었다. 누가 누구를 가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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