즈우노메 인형 히가 자매 시리즈
사와무라 이치 지음, 이선희 옮김 / arte(아르테)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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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로는 말이 실체가 되어 퍼진다. 즈우노메 인형 이야기는 독자를 자연스레 공포감에 젖어들게 한다. 특히 ‘도시괴담’이기 때문에 있을 법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더욱 강렬하게 와닿는다.


호러 잡지 편집자인 후지마 요스케는 편집장 지시로 작가 집에 갔다가 안구가 없는 시신이 된 작가를 발견한다. 그 자리에는 일부가 탄 원고지가 있었고, 동행이 그 원고를 들고 왔다. 원고는 호러를 좋아하고 왕따를 당하는 중학생 기스기 리호가 도서관에서 유카리와 호러 영화나 책을 추천하며 필담을 나눈 이야기가 적혀있다. 그 원고에서 유카리가 알려준 ‘즈우노메 인형’ 이야기는 갑자기 실현된다. 작가 노자키와 그의 약혼녀이자 영능력자 마코토는 후지마를 도와 저주를 없애는 데 주력한다.


사람들의 고통과 공포가 함께 다가오는 소설이다. 그래서 더욱 집중하게 되기도 한다. 어릴 적 겪은 고통은 어른이 되어서도 트라우마로 남는다. 보이는 것에만 치중하는 어른들, 그 속에서 힘들어하고 외로워하는 아이. 심지어 친구들까지 본인을 괴롭힌다면 당시 기억을 모두 잊고 싶었을 수 있다. 가해자는 기억하지 못하고, 피해자는 잊고 싶어 한다. 모두를 원망하고, 모두에게 사랑 받고 싶어 한다. 언제 또 누가 누구에게 상처를 줄지 모르고, 누가 누구를 괴롭히고 싶어할지도 모른다. 그래서 도시괴담이 계속 퍼져나가는지도 모르겠다.

나는 인형이니까. 류헤이도, 마미도 역시 인형이다. 엄마와 아빠가 서로 빼앗으려는, 자식이라는 이름의 장난감이다 - P52

실제로 세상에서는 어머니한테서 요리를 배웠느냐 안 배웠느냐는 것보다 주부답게 보이느냐 안 보이냐는 것을 더 우선시한다. 주부답게 보이는 점이 중요한 것이다 - P345

집에 오면 아내와 아이가 기다린다. 바깥일은 남편이 하고 가정은 아내가 돌본다. 휴일에는 가족이 사이좋게 외출한다. 그것 자체는 나쁘지 않다. 진부하기는 하지만 잘못된 생각이라곤 할 수 없다. 하지만 아버지는 그걸 일방적으로 강요했다. 어머니가 진절머리 낼 정도로. 자식들이 끔찍하게 싫어할 정도로 - P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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