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쓰지 않으려고 애쓰고 있어요
쉬하오이 지음, 정세경 옮김 / 학고재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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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심리학 연구에 영향을 크게 미친 ‘멜리나 클라인’의 가정을 모티프로, 엄마와 딸이 쓰는 교환일기 형식으로 진행된다. 멜리나 클라인은 어머니와 아기의 관계에서 비롯되는 갈등에 주목한 유명한 정신분석 학자인데 정작 클라인의 장례식에는 딸이 참석하지 않았다고 한다. 심지어 토론회에서 클라인을 비판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 책에서는 엄마와 딸이 서로를 이해하고, 주변 사람들을 이해해가는 모습을 잘 담아내고 있다.

사람에게는 누구나 지난날 아픔과 고통이 있다.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아이에서 억압을 배우는 어른이 된다. 어른이 된 후에도 마음 깊은 곳에는 상처받은 아이가 살고 있다. 그 상처를 치유하지 못하면 계속해서 불쑥불쑥 튀어나오고는 한다. 상처를 보듬어줘야 할 사랑하는 가족끼리 오히려 자신도 모르게 상처를 주기도 한다. 가치관이나 생활방식을 강요하고, 성차별을 하기도 한다. 일련의 상황들은 미래에 그 사람이 하는 행동을 설명한다. 이성을 통제하려 하고 집착하는 건 통제할 수 없을 것이라는 불안감, 자꾸 성질을 내는 건 소란을 피우지 않으면 눈에 띄는 것조차 어려운 환경 등 사례가 있다.

사람들에게 필요한 건 공감과 이해다. 남에 대한 공감은 물론 나에 대한 연민도 필요하다. 누군가에게 이해받는 것 자체가 치유가 된다. 이 책을 읽으며 공감하고 치유 받은 사람이 많았으면 좋겠다.

문제는 상황이 나은 사람이라 해서 관심이 덜 필요한 건 아니라는 거예요 - P62

‘불안’을 입 밖으로 꺼내지 못하면 우리 내면의 아이는 그렇게 퇴화된 행동으로 자기 마음을 표현할 수밖에 없어요 - P155

실상 우리는 이상적인 자신과는 거리가 먼 걸요. 아주 멀어요. 언제나요. 하지만 더 이상은 지나치게 노력할 필요가 없어지는 그날까지, 지나치게 애쓰지 않으려고 애쓸 수는 있어요 - P2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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