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의 역설
최성락 지음 / 페이퍼로드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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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의도가 항상 좋은 결과를 가져오는 건 아니다. 참 안타깝지만 현실이다. 이 책은 의도가 좋은 정책이 정반대의 결과를 가져오거나 실패해버린 이야기들을 담았다. 일명 '규제의 역설' 현상. 이를 이해하면 사회를 개선하는 방향을 찾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는 코멘트와 함께.

정말 다양한 사례가 나왔고, 하나하나 생각해볼 만한 거리를 던져줬다. 켄싱턴 거리 신호등과 표지판을 없애니 오히려 사고가 줄었다. 무질서 속에서도 나름의 질서를 찾아내는 걸까? 늑대 개체수를 줄였더니 사슴만 늘어난 게 아니라 옐로스톤 생태계 자체가 파괴됐다. 중국에서 산을 밭으로 만든 다자이 모델도 숲을 파괴하고 결국 농산물 수확량도 감소시켰다. 자연의 섭리를 거스르는 건 위험한 거겠지. 건강에 계속 신경을 쓴 사람들이 오히려 건강을 잃을 가능성이 높다. 뭐든 집착하면 병이 되는 걸까. 코브라 잡아오면 돈 준댔더니 코브라를 키워서 갖다주기도 한다. 재물에 대한 욕심이란 사람에게 별 걸 다 하게 만든다.

공통적으로 누구든 손해를 볼 수 있는 상황은 결과가 좋지 않았다. 우유를 싸게 사게 만들려고 가격을 정했더니 아무도 우유를 안 팔고, 베네수엘라에서 기업이 마진을 30%까지만 가져갈 수 있도록 하니 오히려 기업들이 사라졌다.

가장 충격적이었던 정책은 주택 정책. 살고 있는 사람이 집을 비우면 다른 사람이 들어와서 자기 집이라고 주장할 수 있는 리비아의 정책과 루마니아의 1인 1주택 정책. 리비아에서는 누군가 집에 남아있어야만 하니 일을 하지 못하고, 또 빼앗기면 남의 것이니 점점 집이 낙후되는 결과를 낳았다고 한다. 루마니아에서는 모두가 주택을 가지고 있으니 다른 지역에서 집을 구할 수 없고, 건축업자들이 활동하지 않아 새로운 집을 지을 수도 없다.

책이 전혀 지루하지 않다. 사례가 다양한데 각각의 사례가 짧고 군더더기 없이 정리돼 있다. 알아두면 좋을 내용이 많아서 좋았다. 과거를 통해 잘못을 배울 수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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