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의도가 항상 좋은 결과를 가져오는 건 아니다. 참 안타깝지만 현실이다. 이 책은 의도가 좋은 정책이 정반대의 결과를 가져오거나 실패해버린 이야기들을 담았다. 일명 '규제의 역설' 현상. 이를 이해하면 사회를 개선하는 방향을 찾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는 코멘트와 함께.정말 다양한 사례가 나왔고, 하나하나 생각해볼 만한 거리를 던져줬다. 켄싱턴 거리 신호등과 표지판을 없애니 오히려 사고가 줄었다. 무질서 속에서도 나름의 질서를 찾아내는 걸까? 늑대 개체수를 줄였더니 사슴만 늘어난 게 아니라 옐로스톤 생태계 자체가 파괴됐다. 중국에서 산을 밭으로 만든 다자이 모델도 숲을 파괴하고 결국 농산물 수확량도 감소시켰다. 자연의 섭리를 거스르는 건 위험한 거겠지. 건강에 계속 신경을 쓴 사람들이 오히려 건강을 잃을 가능성이 높다. 뭐든 집착하면 병이 되는 걸까. 코브라 잡아오면 돈 준댔더니 코브라를 키워서 갖다주기도 한다. 재물에 대한 욕심이란 사람에게 별 걸 다 하게 만든다.공통적으로 누구든 손해를 볼 수 있는 상황은 결과가 좋지 않았다. 우유를 싸게 사게 만들려고 가격을 정했더니 아무도 우유를 안 팔고, 베네수엘라에서 기업이 마진을 30%까지만 가져갈 수 있도록 하니 오히려 기업들이 사라졌다. 가장 충격적이었던 정책은 주택 정책. 살고 있는 사람이 집을 비우면 다른 사람이 들어와서 자기 집이라고 주장할 수 있는 리비아의 정책과 루마니아의 1인 1주택 정책. 리비아에서는 누군가 집에 남아있어야만 하니 일을 하지 못하고, 또 빼앗기면 남의 것이니 점점 집이 낙후되는 결과를 낳았다고 한다. 루마니아에서는 모두가 주택을 가지고 있으니 다른 지역에서 집을 구할 수 없고, 건축업자들이 활동하지 않아 새로운 집을 지을 수도 없다.책이 전혀 지루하지 않다. 사례가 다양한데 각각의 사례가 짧고 군더더기 없이 정리돼 있다. 알아두면 좋을 내용이 많아서 좋았다. 과거를 통해 잘못을 배울 수 있으니까.